[단독] 이권 노린 윤영호, 통일교 결별 후에도 캄보디아 사업 추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교단 차원의 캄보디아 개발 현안을 윤영호(49·구속기소) 전 세계본부장이 사실상 사익 추구를 위한 사업으로 추진했다는 정황이 12일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은 이른바 ‘윤핵관’ 등 윤석열 정부 핵심 인물들과의 유착 관계를 바탕으로 캄보디아 개발 사업을 개인 사업화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실제 2023년 세계본부장직을 사임한 뒤에도 건진법사 전성배(66·구속기소)씨 등 지인들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벌이려 했다는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났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윤씨와 측근들의 녹취록과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 조서 등에 따르면 윤씨는 메콩 피스파크(MPP) 프로젝트를 비롯한 캄보다아 개발 사업을 2021년 하반기부터 추진했다. MPP 프로젝트는 캄보디아 메콩강 골든아일랜드를 평화공원화하고, 아시아태평양유니온본부를 건립하겠다는 개발 사업이다. 2021년 10월 23일 TM(True Mother·참어머니, 한학자 총재를 지칭하는 말) 특별보고에 ‘피스 파크 프로젝(트)’라는 표현으로 관련 언급이 수차례 등장한다.
“윤핵관은 내가 다 만났다”
캄보디아 사업은 윤씨가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목걸이와 가방 등을 건네며 청탁한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법원에 제출한 녹취록 중엔 윤씨는 윤석열 정권과의 접촉을 측근에게 언급하며 “한국 정권에 굉장히 큰 기대를 했고 윤핵관은 내가 다 만났다. 영부인까지도 내가, 윤 대통령도, 뭐가 될 수 있었다”고 하는 대목도 있다. 해당 녹취에 담긴 대화를 나눈 시기는 한 총재가 캄보디아 사업을 불허했던 시점 즈음으로 추정된다.
윤씨는 2022년 12월 캄보디아 시민권도 획득했다. 캄보디아 토지 소유권을 얻기 위해서다. 복수의 통일교 관계자는 당시 윤씨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직접 시민권과 여권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사정을 잘 아는 통일교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훈센 총리가 캄보디아 국왕에게 간청해 외무상이 직접 윤 본부장에게 줬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2023년 5월 세계본부장을 그만둔 뒤 전씨와 MPP 프로젝트를 긴밀히 상의한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전씨에게 2024년 6~7월 “고문님과 논의할 대업이 있어요” “캄은 무르익었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같은 해 7~8월엔 전씨가 소개한 법무법인에 SPC 설립을 의뢰했다. 윤씨는 전씨가 소개한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등에 SPC 참여 의사를 파악하며 실제 두 회사 중 한 회사 임원을 만나 상의했다고도 진술했다.
이보다 앞선 2024년 4월엔 통일교 계열 건설사인 선원건설 전 사장에게 “정부 민간 합작 개발 방식이 최고의 베스트”라고 했다. 같은 해 5월 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1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증액된다.

“카지노 사업권 제안에 캄보디아 총선 지원”
윤씨가 교단 차원의 사업이 멈췄는데도 개인 자격으로 사업을 지속한 배경에 2023년 7월 캄보디아 총선에 지원한 자금 회수 목적이 있다는 진술도 있다. 당시 통일교 측은 캄보디아 총선 자금으로 100만 달러를 지원하면 그 대가로 시아누크빌 섬 개발 프로젝트의 카지노 라이선스와 90년간 사업 권한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캄보디아 총선 당시 자금 지원 실무를 맡았던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캄보디아 개발 사업 일부를 윤 전 본부장에게 주겠다고 제안했기에 윤 전 본부장은 개인 자금을 모아서라도 선거를 지원하려고 했다”며 “실제 2023년 7월 캄보디아 총선을 앞두고 천주평화연합(UPF)이 75만 달러를 캄보디아 UPF에 송금했다”고 진술했다. 윤씨가 실제 캄보디아에서 MPP 프로젝트와 별개로 카지노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되는 윤씨 처제와의 대화 내역도 있다.
윤씨도 SPC 설립 추진 자체를 부인하진 않는다. 특검팀 진술 조서에 따르면 그는 “개인적 차원에서 MPP 프로젝트를 도와주는 내용도 이전 교단에서 세계본부장으로서 진행할 때와 같다”며 “SPC 설립과 마스터 플랜을 짜는 일까지였고, 실제 개발권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은 내 역할과 목표가 아니었다”고 했다.
“김건희 선물부터 가정용품까지 ‘카드깡’”
윤씨가 개인 자격으로 캄보디아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면, 부인인 이모 전 세계본부 재정국장은 단체 자금을 빼돌리는 이른바 ‘카드 깡’을 하고 사적 사용한 의심을 받는다. 이씨는 김 여사 선물용 샤넬 가방 등을 개인 카드로 구매하고, 그라프 목걸이를 상품권으로 구매한 뒤 세계본부에 보전 청구하는 등 혐의(횡령·사기 등)으로 지난해 8월 고소를 당한 상태다.
통일교 측은 고소장에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넬 즈음 이씨가 은행에서 1억원 신권을 찾으려 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고소장엔 이씨가 2021~2023년 자녀 의복과 명품 가방, 골프용품부터 조리도구, 샴푸, 이불 등 가정용품을 사적 구매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됐다. 총 금액은 21억원에 달한다. 이씨 사건은 현재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손성배·정진호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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