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95만원 무료배송"…'김정은 돈줄' 그림이 국내서 팔린다
북한 조선노동당 직속 미술 단체인 만수대창작사 작품이 국내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품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 핵 개발에 사용될 우려로 인해 만수대창작사는 유엔 대북제재 대상이자, 금융위 금융거래 제재 대상이다.
29일 탈북자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A 화방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만수대창작사 소속 황영준 화백의 ‘금강산 천불사 계곡의 백계수’를 배송비 포함 9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국내 온라인 미술품 경매사이트 B는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만수대창작사 작품 150점을 경매에 부쳐 왔다. 해당 사이트에선 각 작품의 화백을 ‘만수대창작사 단장’, ‘만수대창작사 실장’ 등 북한 내 계급으로 홍보하고 있다.
조선노동당 직속 기관인 만수대창작사는 1959년 설립된 북한 내 최대 미술 창작사다. 통일부는 만수대창작사를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등 각종 작품을 만들어 외화벌이에 나서는 북한 미술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선 만수대창작사를 ‘김정은 돈줄’이라고 평가한다.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위도 2016년 12월 테러자금금지법에 따라 만수대창작사를 제한대상자로 지정했다. 제한대상자로 지정될 경우 금융위 허가 없이 금융거래하거나, 거래 상대방이 제한대상자임을 알면서 허가 없이 금융거래하면 테러자금금지법 6조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해당 작품이 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단 점이다. 박 의원실 측은 “국내 온라인 사이트는 아무런 경고 문구 없이 해당 작품들을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만수대창작사 그림의 국내 유통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묻는 박 의원실 질의에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만수대창작사 그림의 국내 유통을 방치하면 결국 중국 등을 통한 북한의 간접적인 외화벌이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구매자들은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채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금융위에서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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