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급식만도 못하네"…소방관 '3000원대 부실급식' 충격

하수영 2024. 10. 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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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소재 한 소방서의 9월 25일 자 저녁 급식. 사진 한병도 의원실 제공

소방 공무원들이 실제로 먹고 있는 급식 사진이 온라인상에 확산하며 부실 급식 논란이 불거졌다. 심한 경우는 한 끼 단가가 3000원 수준에 그친 곳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소방관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시을)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방서 중 단가가 가장 낮은 곳은 대구 A 소방서로 3112원이었다. 경남 B 소방서(3852원), 전북 C 소방서(3920원)가 그 다음으로 낮았다. 이번 조사는 소방청에서 전국 241개 소방서 가운데 지역별 1곳의 급식단가를 표본조사한 결과다.

울산 한 소방서의 9월 26일 자 아침 급식. 사진 한병도 의원실 제공


▶전남 D 소방서 ▶강원 E 소방서 ▶울산 F 소방서 ▶서울 G 소방서는 한 끼 급식 단가가 4000원대로, 편의점 도시락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공립고등학교의 무상급식 단가(5398원), 서울시 결식우려아동 급식단가(9000원)와 비교해도 한참 낮은 수준이다.

소방서별로도 최대 2.2배까지 차이가 났다. 조사 결과 급식 단가가 가장 높은 곳은 인천 H 소방서(6887원)였고, 제주 I 소방서(6705원), 충북 J 소방서(6255원), 경기남부 K 소방서(6200원)가 뒤를 이었다.

급식단가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시도별 소방공무원 급식예산 지원 근거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공무원 정액급식비(14만원) 내에서 일반 행정 공무원은 한 달 20식(하루 한 끼)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현업 근무자(3교대 근무자)의 경우 한 달 30식(하루 세끼)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한 끼 단가가 크게 떨어지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영양사가 아예 배치되지 않은 지역도 있다는 문제도 있었다. 전남 지역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단 1명도 없었다. 전북·경북·제주 지역의 소방서에는 영양사가 1명에 불과했다.

실제 교도소 급식(사진 위쪽), 구치소 급식. 사진 법무부, SBS 예능 '관계자 외 출입금지' 캡처


한병도 의원실이 공개한 실제 소방관들의 급식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법무부가 공개했던 교도소 급식, 방송에 공개됐던 구치소 급식 사진과 소방관 급식 사진을 비교하면서 “소방관들이 범죄자들보다 더 못 먹고 있다”, “저런 부실한 밥을 먹고 화재 진압하러 가는 거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병도 의원은 "소방청은 인사혁신처와 현업근무자 정액급식비 인상 논의를 시작으로 시·도별 급식체계 전수조사 및 조례 제정을 통해 급식체계 일원화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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