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 반가워” 투애니원, 구관이 명관... 15년 세월이 만든 가치 [종합]

김지혜 2024. 10. 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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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구관이 명관이었다. 그룹 투애니원이 15년이 흘러도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입증했다.

투애니원은 데뷔 15주년을 맞아 지난 4일부터 5일, 6일 사흘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총 1200만 명의 팬들과 만났다. 투애니원 멤버 전원이 단독 콘서트에 나서는 건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투애니원은 자신들의 복귀를 알리듯 ‘컴백홈’으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순식간에 장내는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스탠딩석에 있는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방방 뛰며 투애니원을 온몸으로 반겼다. 이후 ‘파이어’ ‘박수쳐’ ‘캔노바디’ ‘두 유 러브 미’, ‘아이 돈 케어’ 등 투애니원을 상징하는 히트곡 메들리가 쏟아졌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멤버들은 마이크를 뚫을 듯한 성량과 몸을 사리지 않는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씨엘은 ‘나쁜 기집애’, ‘멘붕’ 솔로 무대에서 한 마리의 표범처럼 미쳐 날뛰었다. 

신나는 댄스곡으로 분위기를 달군 뒤 투애니원 표 발라드도 이어졌다. ‘그리워해요’, ‘아파’, ‘살아봤으면 해’, ‘론리’까지. 멤버들은 앞서 1시간 가량 이어진 폭발적인 무대로 목이 쉰 듯했지만, 안정된 라이브 실력과 독보적인 음색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투애니원의 이름값을 증명하는 건 무대뿐만이 아니었다. 그룹 뉴진스, 가수 윤도현, 씨엔블루 정용화, 위너 송민호와 김진우, 빅뱅 대성, 방송인 노홍철, 정준하 등이 투애니원 15주년 콘서트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연예인의 연예인’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이었다.

투애니원 후배이자 YG 그룹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무대도 펼쳐졌다. 이들은 “게스트 무대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투애니원 선배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라면서 데뷔곡 ‘쉬시’와 ‘베터업’을 선보였다. 투애니원 후배다운, 또 신입답지 않은 무대 장악력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대는 막바지로 향해갈수록 클라이맥스에 다다랐다. ‘아이 돈 케어’ ‘어글리’ ‘고 어웨이’ 때는 스탠딩석을 포함해 2층, 3층 관객들 모두 자리에 일어나 투애니원과 호흡했다. 멤버들은 공연 도중에도 관객석을 바라보며 애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씨엘은 “4개월 전만 해도 멈춰져 있는, 사라진 그룹이었는데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게 돼서 꿈만 같다”고 말했다. 산다라박은 “해체 후 멤버들 각자 활발하게 솔로 활동을 했지만 4명이서 꼭 서고 싶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투애니원은 2016년에 팀 해체 후 개인 활동에 집중해 왔다. 지난 2022년 멤버들의 의지로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벨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완전체 무대를 선보이긴 했지만, 공식적인 단독 콘서트는 201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만난 투애니원이었지만, 전성기때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맏언니 산다라박은 여전히 엉뚱했고 씨엘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멤버들을 다독이며 이끌어가고, 민지는 막내다운 애교로 관객들의 미소를 유발, 박봄은 메인 보털다운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투애니원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투애니원은 이날 서울에서의 단독 콘서트 마지막 날을 장식하고 해외로 떠난다. 마닐라, 자카르타, 고베, 홍콩, 도쿄 등 아시아에서만 8개 도시, 15회에 걸쳐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아쉬워할 국내 팬들을 위해 앙코르 콘서트 개최에 대한 귀띔도 했다.

“다음엔 여기보다 더 큰 곳으로 가야죠? 조금만 기다려요.”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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