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2회 백상예술대상이 올해도 숱한 화제를 남겼다. 대체적으로는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일부 부문을 두고는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거세게 이어졌다. 후보 발표 단계부터 시작된 이른바 ‘패싱 논란’은 시상식 당일에도 계속됐고, 수상 결과가 공개된 이후에는 특정 부문을 둘러싼 반응이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그 중심에는 영화 <휴민트>로 영화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한 신세경이 있었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은 방송·영화·연극·뮤지컬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예술 시상식답게 화려한 별들의 축제로 꾸며졌다. 방송 부문 대상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류승룡, 영화 부문 대상은 <왕과 사는 남자>의 유해진이 차지했고, 작품상은 <은중과 상연>과 <어쩔수가없다>가 각각 수상했다. 최우수 연기상 역시 <미지의 서울>의 박보영, <메이드 인 코리아>의 현빈, 영화 <얼굴>의 박정민, <만약에 우리>의 문가영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비교적 큰 이견 없는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상식이 완전히 훈훈한 분위기만으로 마무리된 것은 아니었다. 가장 뜨거운 논쟁은 단연 영화부문 여자 조연상이었다. <휴민트>의 신세경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의외다” “염혜란이 유력하다고 봤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영화 <어쩔 수가 없다>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염혜란이 강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돼왔던 만큼 의외라는 반응이 컸다.


같은 작품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이성민 역시 수상 소감에서 “염혜란이 후보에 올라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못 받아서 속으로 욕도 했다”고 농담 섞인 아쉬움을 드러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염혜란이 “방금 떨어진 염혜란이다”라고 받아치며 특유의 여유를 보여주자 오히려 분위기가 훈훈해졌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작품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 역시 이를 재치 있게 언급했다. 그는 “공정한 심사가 이뤄졌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한 뒤 “염혜란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해해라. 신세경도 잘했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흥미로운 건 논란이 커질수록 “신세경이 상을 받으면 안 되는 것이냐”는 반론 역시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휴민트> 속 신세경의 연기에 대해선 데뷔 이후 가장 안정적이고 밀도 있는 연기였다는 평가도 많았다. 다만 워낙 염혜란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탓에 상대적으로 의외의 결과처럼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시상식이라는 것은 절대 평가가 아니라 그해 경쟁 구도와 심사위원의 취향, 작품 분위기, 업계의 시선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자리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사실 올해 백상의 논란은 후보 발표 때부터 시작됐다. 방송 부문 후보 공개 직후 가장 크게 거론된 인물은 유재석이었다. SBS <틈만 나면>, MBC <놀면 뭐하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유튜브 <핑계고>까지 방송과 웹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했지만 남자 예능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성명문까지 발표하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유정 역시 티빙 <친애하는 X>에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줬음에도 주요 후보에서 제외되며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tvN <언더커버 미쓰홍>의 박신혜 역시 흥행과 연기력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에도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들지 못해 온라인상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올해 처음 신설된 뮤지컬 부문은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 속에 의미 있는 장면도 남겼다. <비틀 쥬스>의 김준수는 수상 후 “다음부터는 남녀가 따로 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소신 발언했다.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도 공감이 이어지며 앞으로 시상 체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방송 부문 감독상을 받은 드라마 <미지의 서울>의 박신우의 수상 소감이었다. 그는 “TV 드라마는 가장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상파와 TV 드라마의 의미를 강조했다. OTT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시장 속에서도 여전히 TV 드라마가 가진 위로의 힘을 이야기한 이 발언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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