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레이 EV로 총 150km 주행해보니...‘전비 7.0km/kWh’

조회수 2023. 10. 7. 14: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기아 레이 EV 전기차. 국내 산업부 인증 기준 복합 주행 가능거리는 205km다. (사진=조재환 기자)

지난 9월 말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기아 2세대 ‘레이 EV’ 전기차는 고속도로 주행에도 기대 이상의 효율을 자랑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운전석 C타입 USB 포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3가지 사양이 추가된다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대중형 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일 보조금 제외 판매가격 2955만원(풀옵션 시 3080만원)의 레이 EV 4인승 에어트림을 타고 서울 서초구, 인천 영종도, 경기도 성남시 등을 오고갔다. 하루 동안 주행한 거리는 총 150km다. 35.2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레이 EV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가 복합 205km인 만큼 차량의 효율과 충전 능력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레이 EV는 현대차그룹의 최신형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꽤 넓은 공간감을 자랑하는 경형 전기차다. 운전석 시야가 일반 승용차 대비 넓고 뒷좌석 공간도 넓다. 기존 레이 내연기관차에서 사용 가능한 바닥 수납함이 없다는 것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기아 레이 EV (사진=조재환 기자)
기아 레이 EV 실내는 내연기관 대비 큰 차이점은 없지만, 기어 변속 레버 위치가 스티어링 휠(운전대) 오른편 안쪽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조재환 기자)
경차인 기아 레이 EV는 내연기관 모델처럼 오른편 슬라이딩 도어가 탑재됐다. (사진=조재환 기자)

2세대 레이 EV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는 8인치다. 현대차그룹의 최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 대신 표준형 5세대 내비게이션이 구현된다. 레이 EV에는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장착됐는데, ccNC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날씨 테마 구현이 가능하다. 날씨 테마의 경우 대다수 기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인데, 최근 ccNC 플랫폼 탑재 차량에 해당 기능이 삭제돼 일부 소비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레이 EV는 스티어링 휠 오른편 안쪽에 변속 레버가 있다. 이로 인해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별도의 수납함이 마련됐는데 이 수납함은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을 지원하지 못한다. 또 운전석쪽에 A타입 USB 포트만 지원되는 것도 단점이다. C타입 USB 포트는 뒷좌석 센터터널 중앙에 위치해 있는데, 이 부분은 스마트폰 충전이 자주 필요한 일부 운전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차량을 수령 받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 인공 주행음이 운전석에서 꽤 크게 들렸다. 주행 시 노면 소음이 조용한 편은 아니다. 그래도 이 차가 경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준이다. 2세대 레이 EV의 모터 최고 출력은 64.3kW며 최대 토크는 147Nm인데 다른 전기차 대비 박진감 넘치는 주행 성능을 자랑하지 못한다. 일반적인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감안하고 서울 서초구부터 인천까지 정속 주행해봤다.

기아 레이 EV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은 갖춰졌지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없어 운전자가 고속도로 주행 시 가속과 감속을 스스로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전기차다. (사진=조재환 기자)

레이 EV는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앞차 출발 알림 기능이 탑재됐지만, 장거리 주행 시 필수 기능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 그래서 가속 페달 조절만으로 고속도로를 주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만약 레이 EV의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기아 차원으로 해당 차량의 주행보조 선택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이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초구부터 인천 송도까지 41.3km를 주행한 결과 8.6km/kWh의 전비(전기차 연비)가 나왔다. 기아가 밝힌 레이 EV 승용 모델의 고속도로 전비(4.4km/kWh)에 약 두 배 수준이다. 레이 EV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 시 주행거리는 171km에 불과한데, 속력을 크게 높이지 않고 주행하면 이보다 더 높은 주행거리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인천 영종도와 서울, 경기도 판교 등을 오고갈 때는 추월 가속 등을 적극 사용해봤다. 이런 상황 속에서 클러스터에 나타나는 전비를 살펴보니 7.0km/kWh의 전비가 나왔다.

5일 하루동안 150km 가까운 주행을 진행한 후 나온 전비(전기차 연비) 현황 (사진=조재환 기자)

기아에 따르면 레이 EV는 150kW 출력의 급속충전기 사용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40분 충전할 수 있다. 이 말이 사실일지 직접 판교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E-pit(이핏) 충전기에 찾아가 충전을 진행해봤다. 시승 당일 150km 주행한 후 레이 EV의 배터리 잔량을 살펴보니 27%를 나타냈다.

레이 EV는 배터리 27%에서 40%까지 E-pit 충전기 기준으로 평균 37kW의 충전 출력을 보였다. 이후 배터리 잔량이 40%를 넘자 충전 출력이 51kW까지 상승했지만 100kW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측정 결과 배터리 잔량 27%에서 시작된 레이 EV 급속충전은 80%까지 29분이 소요됐다. 기아가 밝힌 급속 충전 시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배터리 잔량 80%이 될 때는 충전 출력이 10kW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 때부터 완속충전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E-pit 전기차 충전소에서 급속충전중인 기아 레이 EV. 충전구가 차량 앞쪽에 위치해 있어서 E-pit 충전 시 전면주차를 해야 한다. (사진=조재환 기자)
경기도 판교 E-pit에서 급속충전중인 기아 레이 EV (사진=조재환 기자)
배터리 잔량 27%에서 시작된 기아 레이 EV의 E-pit 충전은 29분 28초만에 80%까지 충전이 이뤄졌다. (사진=조재환 기자)

시승 다음 날인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주차장 지상 3층에 위치한 전기차 완속충전기를 찾아 배터리 잔량 93%까지 충전해봤다. 이 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상에는 93% 충전 시 최대 251km 주행할 수 있다는 정보가 나왔다. 해당 정보는 단순 참고사항으로 운전 성향에 따라 결과가 차이날 수 있다.

레이 EV는 지난 9월 국내서 55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전반적인 계약 대수는 6000대가 넘는 만큼 10월 이후 월별 판매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