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에 조사 의뢰한 전 대구 공무원... 홍준표 "파이팅!" 댓글 삭제돼

조정훈 2024. 10. 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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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당시 홍 시장이 댓글 달았지만... '당원명부 유출 논란' 커진 뒤 댓글 삭제된 사실 포착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2년 4월 최아무개 당시 서울시의원 예비후보(서초구)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아 응원했다. 그러나 최근 명태균씨와 연관된 국민의힘 당원명부 유출 논란 이후인 15일 해당 댓글이 사라졌다.
ⓒ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논란에 연루된 인사 최아무개씨가 전직 대구시청 소속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2년 전 자신의 계정으로 최아무개씨 페이스북 게시물에 달린 댓글이 지워진 사실이 확인됐다. '흔적'이 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댓글을 단 적도, 지운 적도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당원명부 명단 유출' 논란과 홍준표 시장과의 연계점은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씨에 의해 드러났다. 명씨는 지난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원명부 유출 논란과 관련해 "홍준표 대표 쪽에서 캠프와 관련 있는 사람이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이 의뢰가 있은 뒤 '당원명부 유출 논란'이 있는 비공표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명씨의 주장이 나온 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영입된 마산 출신 최모씨가 지난 대선경선 때 자발적으로 우리를 돕기 위해 자비로 여론조사를 했다는 자복을 하여 즉각 (대구시 공무원직) 사표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모씨는 같은 마산 출신인 명씨와 잘 아는 사이였고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는 우리 캠프 근처에도 오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선의로 그랬겠지만 선거브로커와 어울려 다니면서 결과적으로 우리 측이 오해를 받게 했다"고 말했다.

"최OO 파이팅!"... 사라진 홍준표 댓글

홍준표 시장이 언급한 최아무개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했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씨는 2021년 홍 시장이 국민의힘 대선주자일 당시 경남 마산창원지역에서 청년특보를 맡아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의원 선거(서초구)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경선에서 떨어진 뒤 경남 창원·의창지역구에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의 4급 보좌관으로 근무했다. 그러다 올해 4월 총선 이후엔 대구시 정무직 공무원으로 들어갔다.

홍준표 시장은 최아무개씨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15일 관련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2년 전 페이스북 댓글이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앞뒤 정황은 이렇다. 최씨가 2022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의원 출마 관련 게시물을 올리자 홍 시장은 여기에 "최OO 파이팅!"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최씨는 홍 시장의 댓글에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당선되겠습니다"라고 답글을 달았다. 게다가 홍 시장의 장남도 "젊은 시의원 최OO 파이팅!!"이라는 댓글을 게재했다.

그런데 이 댓글은 15일 오전까지는 존재했으나 15일 점심 이후에 사라졌다. 또한 같은 날 오후 최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비공개 상태로 바꿨다.

댓글이 사라진 경위를 묻는 <오마이뉴스>에 홍준표 시장은 "댓글을 단 일도 없고 삭제한 일도 없다"며 "아마 댓글 관리자가 한 모양이다"라고 답했다. 다시 말해 자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9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지역 정가에서는 다른 견해도 나온다. 홍준표 시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최OO은 홍 시장 측근들과 친하게 지냈다"며 "대구시청에 근무하게 된 것도 그런 인연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그는 "최씨가 당시 경남쪽에서 일을 좀 했다"며 "최씨가 무슨 돈이 있어서 자발적으로 여론조사를 했겠느냐"라고 홍 시장의 페이스북 글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최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최씨는 받지 않았다. 메신저를 통해 ▲홍준표 시장과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 ▲대선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 일을 했는지 ▲여론조사를 명태균씨에게 맡기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여론조사 비용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을 물었으나 답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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