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하다"…손님상 오른 왕관 쓴 랍스터, 몸통 절단된 채 꿈틀

조문규 2024. 9. 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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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너무하다고 난리 난 랍스터 식당' 이라는 제목의 영상 캡처


2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스타에서 너무하다고 난리 난 랍스터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캡처 화면이 공유됐다. 해당 영상은 SBS플러스 ‘나는 솔로’를 통해 만나고 있는 커플이 서울의 한 바닷가재(랍스터) 전문식당에서 주문한 랍스터가 나온 뒤 반응 장면이다.

출연진들은 랍스터를 보며 “어머 움직여” “뭐야 뭐야”라고 말한다.

이날 테이블에 올려진 랍스터는 아직 살아있었다. 이 랍스터는 몸통이 절단된 채 왕관을 쓰고 있었다. 각각 편지와 꽃 한 송이를 집은 양쪽 집게발로 원을 그리듯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티니티들에 공유된 일부 게시물에는 제목 앞에 ‘혐주의’라고 적었다. 또 제목을 ‘인스타에서 기괴하다고 난리 난 랍스터 식당’으로 바꾼 게시물들도 있다.

이들 게시물 아래 댓글에는 “아니 먹을 거면 좋게 좀 보내주든가. 생명 존중하는 마음이 없으신 거 같다”, “원래 회뜨기 전에 생명의 존엄성은 기본이라 고통 덜 느끼라고 기절시키고 다음에 회 뜨는데 여기는 아파서 몸부림치는 걸 보고 들떠서 기뻐하고 좋아하는 게 소름 끼친다”, “고통스러워 움직이는데 왕관을 씌우고 움직이는 걸 재밌다고 보는 건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은 지켜줬으면 한다. 우린 고등동물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천박하다”, “랍스터 잡는 방식은 서양식, 일본식 손질법이 있는데 둘 다 단번에 죽이거나 기절시키는 걸 가장 먼저 함.이건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등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다.

바닷가재, 게, 문어, 오징어 등 무척추동물과 관련해 동물단체들은 무척추동물 역시 고통을 느낀다고 주장한다. 실제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2021년 3월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 연구팀은 문어가 신체적, 정서적으로 고통을 느낀다는 걸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문어를 대상으로 조건화된 장소 선호 실험을 수행했는데, 이는 쥐가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 결과, 문어 역시 포유동물과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문어를 대상으로 조건화된 장소 선호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생물학 교수 로빈 크룩


두 개의 공간 중 선호하는 공간에 있을 때 고통을 준 뒤에, 다시 선택권을 준다면 문어는 계속해서 원래 선호하지 않았던 방으로 가는 행동을 보였다. 이런 통증 실험을 통해 문어가 유해한 자극과 연관된 장소를 피하는 습성을 발견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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