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실적 발목잡은 '물류비' 어땠길래

전효성 2024. 10. 9.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진한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높아진 물류비가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운송계약을 맺는 올해 5월에 해상운임이 빠르게 치솟앗던 것이 뼈아팠다는 평가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주로 SC 계약을 맺는 5월 해상운임이 폭등하며 더 높은 가격에 장기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물류비 부담은 1년 계약이 끝나는 내년 5월은 돼야 진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해상운임 연초 대비 2배이상 올라
장기계약 맺는 5월에 운임 급등이 치명타
내년 하반기부터는 해상운임 진정될 듯
내년 선복량 4.9% 증가, 물동량 위축 전망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진한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높아진 물류비가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운송계약을 맺는 올해 5월에 해상운임이 빠르게 치솟앗던 것이 뼈아팠다는 평가다.

▲ 물류비 부담에 가전 수출기업 울상 8일 오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업이익은 각각 9조 1000억원, 7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 기대치를 하회하며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1.15%, LG전자는 5.50% 내렸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부진한 실적으로 송구하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LG전자는 부진한 실적의 이유로 물류비를 지목했다. 연결 매출 22조 1769억원으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급등한 물류비 여파로 영업이익률이 꺾였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부피가 큰 가전을 주로 실어나르기 때문에 글로벌 물류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삼성전자 역시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를 중심으로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선 2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흐름을 엿볼 수 있다. 2분기 삼성전자 VD·DA 사업부의 매출은 14조 42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0.2%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4900억원으로 1년 전(7400억원)보다 33.8% 줄었다.

2분기 말~3분기 초에 글로벌 해상운임이 정점을 찍은 것을 감안하면 3분기 VD·DA 사업부 영업이익은 이보다 더 쪼그라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해상운임은 수 개월의 시차를 두고 기업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 올해 5월 SCFI 지수 급등…장기계약 발목 수출 기업들이 선사들과 장기우대운송(SC) 계약을 맺는 시점에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오른 점도 큰 타격이었다. 올해 1분기 1700선을 오가던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5월부터 빠르게 오르기 시작해 5월말 3044.77까지 올랐다.

선사들과 수출 기업은 단기운임지수 추세를 바탕으로 1년 단위의 운송 계약을 맺는다. 운임이 오름세일 때는 앞으로 운임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선사들이 계약의 주도권을 잡는다. 단기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그 반대다.

일종의 선물 계약인 셈이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이 주로 SC 계약을 맺는 5월 해상운임이 폭등하며 더 높은 가격에 장기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물류비 부담은 1년 계약이 끝나는 내년 5월은 돼야 진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전업체 외에도 해상운송시 큰 부피를 차지하는 화학 업종과 정밀기계 업종도 당분간 물류비로 인한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7월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83.3%가 높아진 해상운임으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 내년부턴 안정세 찾을 듯…선복량 증가 영향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물류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장기계약의 기준이 되는 단기운임이 빠르게 하락 중인데다 신규 선박이 대거 도입될 예정이라서다.

9월 27일 기준 SCFI 지수는 전주 대비 9.8% 급락한 2135.08을 기록했다. 6주 연속 하락하며 하반기 고점(3733.8) 대비 42.8% 내렸다. 미국 항만 노동자 파업이 단기간에 진정됐고, 물류 성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물동량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 5월 SC 계약은 올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과거 발주됐던 컨테이너선들도 내년부터 대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글로벌 선복량은 3017만TEU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해운업계에서는 2025년 컨테이너 선복량이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선박이 대거 현장에 투입되면서 내년 해상운임은 빠른 안정을 되찾을 거란 설명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글로벌 교역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데다 2028년까지 최대 1000만TEU의 선복량이 늘어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는 수출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빠르게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