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완성하는 기쁨’을 파는 법 - 초야 우메 스페셜티 숍
매실주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주조할 수 있는 술이에요. 재료가 되는 매실, 설탕 그리고 술만 있으면 되니 재료도 간단하고, 재료를 섞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교토에는 이런 매실주를 직접 담가볼 수 있는 매장이 있어요. 매실주 브랜드 '초야'에서 운영하는 '초야 우메 스페셜티 숍'이에요.
매장에서 만드는 매실주의 가격은 초야에서 판매하는 기성품보다 비싸요. 초야의 대표적인 제품은 700ml에 1,817엔(약 19,000원)인데 매장에서 체험하는 비용은 중간 사이즈인 미디엄 기준으로 2,575엔(약 26,000원) 수준이에요. 바로 먹을 수도 없는, 더 작은 용량의 매실주를, 덜 전문적으로 만들었는데도 더 비싸게 사야하는 거죠. 그럼에도 예약이 금방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이곳에 고객들이 굳이 돈을 내고 어렵게 예약해 찾아가는 이유가 뭘까요? 초야 매장의 고객 경험 설계를 보면 공감이 갈 거예요.
초야 우메 스페셜티 숍 미리보기
• 매실주의 매력을 ‘체계화’하다
• 100가지 종류의 ‘맞춤화’ 매실주
• 매실주로 펼치는 ‘다변화’된 고객 경험
• 매실주의 대명사로 숙성되고 있는 매실주 브랜드
녹차는 5,0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차예요.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기고 있죠. 덕분에 재배 방식도, 가공 방식도 무수히 많아요. 중국에 이어 전 세계 녹차 생산량과 소비량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끊임없이 녹차를 즐기는 방법을 개발해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티 하우스가 있어요. 바로 도쿄 산겐자야 지역에 위치한 ‘도쿄 사르요’예요. 이곳에서는 차별화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을까요?
도쿄 사르요는 일본 각지의 단일 녹차 농장에서 채집한 단일 녹차 품종을 이용해 '싱글 오리진 녹차'를 제공해요. 각 산지의 특성에 따른 개성있는 맛을 느낄 수 있죠.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40여 종의 녹차를 즐길 수 있는데 이들을 달콤함, 쓴맛, 감칠맛등의 기준에 따라 분류했어요. 어찌보면 여기까지는 기본을 탄탄히 한 것에 가까워요. 도쿄 사르요를 눈에 띄게 하는 건 따로 있죠.
혁신의 시작은 ‘수치화’예요. 최고의 한 잔을 위해 따르는 물과 온도를 매뉴얼화 해 놓은 것이죠. 도쿄 사르요의 메뉴는 1 종류 뿐이에요. 2잔의 녹차 그리고 1잔의 현미차가 제공되죠. 고를 수 있는 것은 녹차의 종류이고요. 이렇게 총 3잔의 녹차를 제공하는데, 각 단계마다 정해진 물의 온도와 양이 정해져 있어요. 첫 번째 잔은 70도의 물로, 두 번째 잔은 80도의 물로 녹차를 우리고 세 번째 잔은 70도 또는 80도 중 원하는 물에 현미를 타주죠.
물의 온도와 양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 잔은 녹차의 향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두 번째 잔은 녹차의 쌉쌀함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거예요. 그리고 현미를 더한 마지막 잔은 고소함을 느낄 수 있고요. 각각의 잔은 물론이고 전 과정이 녹차를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고민한 결과예요.
혁신의 완성은 ‘도구화’예요. 도쿄 사르요에서는 드립 커피의 이론과 도구를 이용해 녹차 도구를 해석했어요.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때 사용하는 기구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차구를 개발했어요. 물론 핸드드립 녹차라는 개념은 전 세계 최초이기도 하고요. 덕분에 녹차를 우릴 때도, 마실 때도 최고의 상태로 즐길 수 있게 했죠.
이렇게 오래된 전통을 혁신하려면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해요. 도쿄에서 녹차 문화를 혁신적으로 접근한 사르요가 마음에 들었다면 이번에는 교토에서 매실주를 현대적으로 혁신하는 초야도 한번 만나보세요.
매실주의 매력을 ‘체계화’하다
매실주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술’이에요. 맥주, 와인이나 사케와 같은 발효주는 재료도 다양하고 제조시설도 필요해 집에서 만들기 어려워요. 그런데 매실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매실, 설탕, 그리고 술만 있으면 되죠. 거기에 별도로 시설도 필요 없이 담을 수 있는 용기만 있으면 되니 간편해요. 그래서 매실이 익기 시작하는 6월에는 일본의 많은 집에서 매실주를 담그기 시작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