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수비는 탐욕"…이런 감독 맨유 부임?→텐 하흐 후임 1순위 급부상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투헬을 왜 뽑았어? 놀랐어!"
프랑스 언론 '레퀴프'에 따르면 지난달 파리 생제르맹(PSG) 고위 관계자는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물음표를 하나 달았다. 토마스 투헬 감독을 지난 2023년 3울 뮌헨 감독으로 데려갈 때 의아했다는 것이다.
PSG 측은 "하필이면 왜 투헬을 데려갈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전술이나 선수 존중, 소통 등이 좋지 않은 감독이어서 PSG에서도 평가가 나빴는데 첼시를 거쳐 뮌헨까지 가니 신기했다는 반응이다.
그런 투헬 감독이 또 한 번 명문 구단 지휘봉을 잡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입지가 굉장히 흔들리는 에릭 텐 하흐 감독 후임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은 지난 여름에도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될 경우 맨유 감독 후보 1순위로 꼽힌 적이 있다. 당시에도 협상이 꽤 진행됐으나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의 2년 재계약을 선택했다.
그 때 마련했던 라인이 다시 가동된 것이다.
맨유 사정에 능통한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새뮈얼 럭허스트 기자가 투헬 감독의 맨유 부임설을 보도했다.
럭허스트는 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를 통해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의 잠재적 대체자로 투헬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투헬은 지난 여름 맨유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 시즌 직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그는 아직 실업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맨유는 이미 클럽에 소속된 다른 후보자들을 존중하고 있다"면서 "투헬 감독의 매력은 즉시 영입 가능하다는 것이다. 맨유 수뇌부는 오는 8일 런던에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텐 하흐 역시 맨유 인사들과 얘기를 나눌 것이다"고 했다.
다른 구단을 존중, 현직 감독과는 접촉하지 않고 결국 당장 고용이 가능한 감독 중 최상위급으로 평가받는 투헬 감독을 데려오겠다는 게 맨유의 자세인 것으로 보인다.
맨유 감독 후보로는 투헬 외에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뤼트 판 니스텔로이 현 맨유 코치 등이 있디만 판 니스텔로이는 텐 하흐 감독이 올 여름 데려온 스태프인 만큼 텐 하흐 감독과의 신의를 고려해 맨유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임시 감독 정도는 가능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물론 텐 하흐 감독에게 3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주고 그를 내보내는 문제가 있지만 맨유가 이번 시즌 7경기에서 승점 8점에 그치는 등 최악의 부진을 드러내고 있어 자칫 강등권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텐 하흐 감독은 이미 투헬을 언급하며 다소 불쾌함을 표시한 적이 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여름 FA컵을 우승하고 재계약 사인을 한 뒤 네덜란드 한 방송 인터뷰에서 "구단이 투헬도 만났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에 짐 랫클리프 맨유 공동구단주가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을 했다고 화를 내기도 했다.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 등 과거 맨유가 충분히 이겼던 팀들과 2연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1무 1패를 기록한 게 크다.
맨유는 7일 끝난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맞대결에서 0-0으로 맥빠진 무승부를 펼쳐 텐 하흐 감독이 다시 한 번 큰 비난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토트넘과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하면서 난리가 난 상태였는데 애스턴 빌라와 졸전을 펼치고 간신히 비겼다.
최근 공식전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의 늪에 빠져 있던 맨유는 빌라 원정에서도 비기며 무승 기록을 5경기로 늘렸다. 순위도 창피한 수준이다. 한 때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을 호령하던 지위는 온데간데 없다. 리그 개막 7경기에서 승점 8을 얻는데 그쳤다. 순위가 20개 구단 중 14위(2승 2무 3패)다.
이날 맨유는 홈팀보다 더 많은 유효 슈팅(4개)을 기록하고도 카타르 월드컵 골키퍼상을 수상했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혀 득점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일주일 전 토트넘과의 홈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다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취소된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가세했음에도 답답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다만 텐 하흐 감독은 이날 결과를 다르게 해석했다. 지난 시즌 4위를 차지해 지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오른 팀과 무실점으로 비긴 것은 성과라는 생각이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골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 만약 우리가 승리하길 원한다면 득점해야 한다"라면서도 "우리는 이번 시즌 네 번의 무실점 경기를 했다. 우리가 적절히 수비하고 역습도 막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고 했다. 무실점을 뜻하는 클린시트에 비중을 둔 셈이다.
이어 이사진이 자신의 지위를 지지할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텐 하흐 감독은 "우리는 아주 열린, 투명한 소통을 하고 있다. 난 매일 대화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과 대화할 것"이라며 주중 회의 역시 소통을 위한 자리임을 알렸다.
텐 하흐 감독은 최근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에 대해 "시즌 도중이 아닌 끝난 뒤 날 평가해달라"고 항변해 시선을 끌기도 했다.
다만 맨체스터 유력 언론에서도 투헬 이름을 꺼내는 것 보면 텐 하흐 감독의 지위가 불안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투헬 감독에 대한 반대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은 텐 하흐의 맨유 잔류 확률을 높이는 촉매가 될 수 있다.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뮌헨에서 4개 대회 우승을 노렸으나 모두 실패했다. 뮌헨은 12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 하나 따내지 못하는 시즌을 맞았다.
투헬은 지난해 여름 김민재에 화상전화까지 하며 그를 영입하고자 설득해 손에 넣었으나 후반기 김민재를 벤치로 밀어낸 뒤 "수비가 탐욕적"이라는 충격적인 혹평을 선수에게 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은 투헬 감독이 떠난 뒤 "선수에 대놓고 평가를 하는 게 놀라웠다"며 투헬 감독의 언행이 조기 퇴출 이유 중 하나임을 전했다.
뮌헨 구단 실권자인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은 "투헬은 선수를 키우는 감독은 아니"라고 그의 재임 기간 중 혹평을 해서 투헬 감독이 "내 명예를 더럽혔다"고 반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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