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미쳤다! '복귀 축포+자책골 유도' 70분 어마어마한 활약…토트넘, 웨스트햄전 4-1 대역전승 [EPL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에 왜 손흥민이 필요한지를 증명한 70분이었다.
부상을 훌훌 털고 돌아온 손흥민이 복귀전에서 시즌 3호골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왼쪽 팔뚝에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이 돌아오면서 토트넘은 한층 안정된 전력을 꾸리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첫 역전승을 일궈냈다.
손흥민은 19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격, 토트넘이 4-1로 크게 앞서던 후반 25분까지 70분을 뛰었다. 지난달 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홈 경기에서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친 뒤 3주간 충분히 쉬고 그라운드에 돌아온 셈이었다.
푹 쉰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이 막을 수 없는 선수였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15분 '손흥민 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 오른쪽 골포스트를 벗어나며 자신의 감각을 예열하더니 후반 들어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1-1 무승부를 기록하던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대각선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우도기가 컷백 패스를 내주자 이브 비수마가 오른발로 차 넣어 2-1 역전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뒤집기 골의 기점 역할을 한 것이다.
이어 후반 10분엔 상대 프랑스 수비수 장 클레어 토디보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손흥민의 슛을 상대 골키퍼 알퐁세 아레올라가 놓쳤는데 이게 마침 앞에 있던 토디보 발을 맞고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 슛이 '2쿠션' 뒤 골이 됐다. 아레올라의 자책골로 기록됐으나 손흥민의 슛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은 내친 김에 골까지 넣었다. 후반 15분 웨스트햄 공세를 차단한 파페 마타르 사르가 전진패스를 내줬고 이를 손흥민이 하프라인부터 치고들어가 토디보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다. 그를 제친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을 날렸고 볼은 골문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지난 8월24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 이후 57일 만에 소속팀에서 골 맛을 봤다. 아울러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총 123골을 기록, 현재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윙어 라힘 스털링,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트레블 주역인 트리니다드 도바고 축구 영웅 드와이트 요크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순위 공동 19위를 찍었다.
손흥민이 32년 역사를 갖고 있는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에서 최다 득점 20위 안에 진입한 것이다.
손흥민은 앞으로 2골을 더 넣으면 125골을 기록 중인 프랑스 레전드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 3골을 더 넣으면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 역사상 최고 공격수 중 하나로 추앙 받는 로비 킨의 통산 득점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과 토트넘에 모두 중요한 일전이었다.
우선 손흥민 입장에선 지난달 말 부상으로 쓰러진 뒤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는 무대였다.
손흥민은 가라바흐전에서 다친 뒤 토트넘 공식전 3경기를 건너뛰었고, A매치 브레이크 때도 대표팀 소집 명단에 빠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3~4차전 명단에서도 빠지며 재활에만 전념했다.
그는 웨스트햄전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자신의 SNS를 통해 "곧 돌아오겠다"고 알렸는데 약속을 지켰다.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 없는 가운데 열렸던 지난 7일 브라이턴전에서 2골을 먼저 넣고도 3실점하며 역전패한 아픔을 손흥민이라는 리더 복귀 아래서 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홈팀 토트넘은 이날 4-3-3 전형을 내세웠는데 손흥민은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과 스리톱을 이뤘다.
토트넘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키고, 우도기,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제임스 매디슨, 비수마,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맡았다.
원정팀 웨스트햄은 4-2-3-1 포메이션을 꾸렸다. 아레올라가 골키퍼 장갑을 끼는 가운데 에메르송 팔미에리, 막스 킬먼, 장클레르 토디보, 아론 완비사카가 백4를 형성한다. 3선은 기도 로드리게스와 토마시 소우체크가 지켰다. 2선엔 모하메드 쿠두스, 루카스 파케타, 재러드 보언이 들어갔다. 최전방에서 미카일 안토니오가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손흥민의 웨스트햄전 출격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토트넘 홋스퍼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준비됐다"며 출전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가라바흐전에서 솔란케의 골을 도운 직후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고 쓰러진 뒤 재활에 돌입했다.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페렌츠바로시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 연속으로 빠졌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서도 낙마, 지난 10일 요르단 원정, 15일 이라크와의 홈 경기 등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2경기를 전부 결장했다.
그 만큼 재활에 힘썼는데 웨스트햄전에서 교체 명단이 아닌 선발 명단에 들어 부상 회복은 물론 체력적으로도 올라왔음을 알렸고 복귀전에서 맹활약했다.
이날 흥민은 전반 15분 복귀포를 터트릴 뻔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비수마의 패스를 받은 뒤 볼 트래핑을 하고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한 것이다. 손흥민이 과거 골을 곧잘 터트렸던 '손흥민존'에서 감아차기를 했다. 수많은 골을 넣었던 장소에서 전매특허 감아차기를 오른발로 했다.
하지만 손흥민 슛은 상대 선수에 살짝 맞는 듯 하더니 웨스트햄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 이날 홈 경기를 찾은 6만 관중을 탄식하게 만들었다. 손흥민도 아쉬워했다.
득점 찬스를 놓친 토트넘은 4분 뒤 실점했다.
세트피스에서 웨스트햄이 좌우로 크로스를 하며 토트넘을 흔들었고, 간판 공격수 보언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반대편으로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를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전에서 2골을 넣었던 가나 축구대표팀 에이스 쿠두스가 차 넣어 골망을 출렁였다.
토트넘은 전반이 끝나기 전 동점포를 꽂아넣었다. 전반 36분 매디슨의 패스를 지난시즌 막바지부터 윙어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한 쿨루세브스키가 슛을 시도해 원정팀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전반을 1-1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8분부터 15분까지 7분간 비수마의 역전 결승포, 아레올라 골키퍼의 자책골, 손흥민의 쐐기포가 연이어 터지면서 웃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4승1무3패(승점 13)가 되면서 6위로 올라섰다. 4위 첼시, 5위 애스턴 빌라(승점 14)를 턱밑 추격하게 됐다. 웨스트햄은 승점8로 14위까지 떨어졌다.
토트넘은 오는 25일 오전 4시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네덜란드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이 대회 우승을 노리고 있고 현재 2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어 27일 오후 11시엔 영국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 토트넘 / 웨스트햄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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