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6일 만의 골’ 주민규, 가장 중요할 때 터졌다…울산, 포항에 2-0 완승 ‘조기 우승 보인다’

김명석 2024. 10. 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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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 주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

주민규(34·울산 HD)가 마침내 골 침묵을 깨트렸다. 무려 106일 만이다. 반드시 승리가 절실했던 경기에서 터뜨린 쐐기골이라는 점에 의미가 더 컸다. 울산의 K리그1 우승 도전에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이제는 조기 우승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주민규는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팀의 2-0 승리를 이끄는 쐐기골을 터뜨렸다. 주민규가 울산 소속으로 골을 넣은 건 지난 7월 13일 FC서울전 이후 처음이다. 

그간의 마음고생도 훌훌 털었다. 주민규는 최근 세 시즌 연속 K리그1 베스트11 공격수이자, 이 과정에서 두 차례나 득점왕(2021·2023시즌)에 오른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 골잡이였다. 다만 시즌 중반 이후 급격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골 침묵이 길어지고, 최근엔 결정적인 1대1 기회마저 놓치는 등 폼이 크게 떨어졌다. 주민규를 향한 비판 목소리도 점점 더 거세졌다.

그런데 팀이 위기에 몰린 순간, 주민규가 ‘보란 듯이’ 골 침묵을 깼다.

울산 HD 공격수 주민규가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106일 만의 골을 터뜨리는 순간. 사진=프로축구연맹

앞서 울산은 파이널 라운드 첫판 김천 상무와 비긴 뒤, 비셀 고베(일본)와의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선 무기력한 0-2 완패를 당하는 등 전반적으로 흔들렸다. 이 사이 강원FC가 2연승을 달리며 울산을 1점 차로 추격했다. 이날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자칫 우승 경쟁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었다. 

주민규는 최전방 원톱 중책을 맡았다. 초반부터 활발하게 상대 진영을 흔들었다.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골문도 노렸다. 강력한 전방 압박에 이은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따내거나, 어느새 수비 지역까지 깊숙하게 내려와 공을 따내는 등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선제골이 울산에서 나왔다. 경기 초반부터 불꽃 튄 공방전 속 전반 32분 루빅손의 땅볼 패스를 고승범이 마무리했다. 고승범은 포항을 상대로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2골 1도움)를 쌓았다. 울산 입장에선 천금 같은 선제골이었다.

후반 6분엔 포항 센터백 이규백의 퇴장으로 울산이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최전방에 선 주민규도 부담을 덜었다. 그리고 후반 19분,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는 수비수들 사이에서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랜 골 침묵을 비로소 깨트린 순간이었다.

울산 HD 주민규가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106일 만에 K리그 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주민규의 쐐기골로 승기를 잡은 울산은 결국 포항을 2-0으로 잡았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승점 65(19승 8무 8패)를 기록, 전날 김천 상무를 꺾은 2위 강원(승점 61)과의 격차를 4점으로 다시 벌리는 데 성공했다. 만약 이날 비기거나 졌다면 한 경기 결과만으로 선두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4점 차로 벌리는 데 성공하면서 울산은 다시 숨을 돌리게 됐다.

내달 1일 강원전도 이제는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됐다. 만약 이 경기에서 울산이 승리하면, 울산은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이 확정된다. 만약 이 경기에서 비기더라도,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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