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유니버스의 수명… '조명가게'에 달렸다
[양형석 기자]
지난 2021년 1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초반 자리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대배우' 최민식과 대세스타 손석구를 앞세운 <카지노>가 큰 주목을 받았지만 흥미로운 전개와 상반되는 허무한 결말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들었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을 필두로 꾸준히 히트작이 나왔던 경쟁업체 넷플릭스와 비교해 대단히 아쉬운 성적이었다.
지난해 8월 5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20부작 드라마가 공개되면서 디즈니플러스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 <무빙>이었다. 류승룡과 조인성, 한효주, 차태현, 류승범 등 스타 배우들과 고윤정, 이정하, 김도훈 등 신예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이 자품은 침체에 빠진 디즈니플러스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빙>의 인기로 지난해 9월 434만 명까지 올라갔던 이용자는 이후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올해 7월 현재 249만 명까지 줄었다(모바일 인덱스 기준).
다시 위기에 처한 디즈니플러스가 4일 기대작을 공개한다. 디즈니플러스는 물론이고 강풀 작가의 후속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공포 미스터리 드라마 <조명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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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풀 작가는 자신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이웃사람>에 카메오로 출연했다. |
|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
그렇게 2003년 10월 첫 선을 보인 강풀 작가의 첫 장편 웹툰 <순정만화>는 3000만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하며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웹툰시장에 장편 웹툰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됐다. 강풀 작가는 기세를 몰아 곧바로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의 첫 번째 시리즈 <아파트>를 선보였다. <순정만화>와 <아파트>는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작품이었다.
커리어가 쌓일수록 신작 간격이 점점 길어졌지만 활동 초기 강풀 작가는 웹툰계에서 매우 부지런한 작가로 유명했다. 2004년 4월 <순정만화> 연재를 마친 강풀 작가는 한 달 후 곧바로 <아파트> 연재를 시작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순정만화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바보> 연재를 시작했다. 다시 말해 그 시절 독자들은 2004년 한 해에만 강풀 작가의 작품 세 편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강풀 작가는 <순정만화>와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당신의 모든 순간>, <마녀>로 이어지는 순정만화 시리즈와 <아파트>, <타이밍>, <이웃사람>, <어게인>, <조명가게>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을 차례로 연재했다. 물론 2006년에는 순정도, 공포도 아닌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자녀들이 전직 대통령 암살을 계획·실행한다는 내용의 웹툰 <26년>을 연재하기도 했다.
강풀 작가의 웹툰들은 그림보다 스토리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영화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많은 작품들이 영화로 제작돼 개봉했다. 그러나 <아파트>가 64만, <바보>가 97만, <순정만화>가 73만 관객에 그칠 정도로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2015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했던 <타이밍>도 3만8000명의 관객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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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풀 작가는 <무빙>에서 한국 최고의 미남스타 중 한 명인 조인성을 6회까지 등장 시키지 않았다. |
| ⓒ 디즈니 플러스 캡처 |
<브릿지> 이후 <히든>이라는 세 번째 액션만화 연재를 예고했던 강풀 작가는 <브릿지> 연재 종료 후 3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도록 신작 <히든>을 연재하지 않았다. 그러던 2021년 강풀 작가가 <무빙> 드라마 버전의 각본을 직접 쓴다는 소식이 들려 왔고 팬들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지난해 8월에 공개된 <무빙>은 탄탄한 각본 속에 '디즈니플러스의 구원투수'로 불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강풀 작가는 <무빙>을 끝낸 이후 자신이 2011년에 연재했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조명가게>의 각본도 직접 쓰게 됐다. <조명가게>는 영화 <아저씨>의 만석 역으로 유명한 배우 김희원의 연출 데뷔작으로 주지훈과 박보영, 엄태구, 이정은, 김설현 ,김민하, 김대명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8부작으로 <무빙>만큼 긴 호흡의 작품은 아니지만 침체된 디즈니플러스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조명가게>는 디즈니플러스뿐 아니라 '강풀 유니버스'의 지속에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1월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서 <무빙> 시즌2 제작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강풀 작가의 두 번째 드라마 <조명가게>가 시청자들의 혹평 속에 지지부진한 반응을 보인다면 <무빙> 시즌2 제작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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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즈니 플러스의 연말 야심작 <조명가게>는 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3회에 걸쳐 8부작이 공개될 예정이다. |
| ⓒ <조명가게>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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