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 낳으려던 '한강'…마음 돌린 남편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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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 작가(54)의 지난 일화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녀 계획이 없던 한강이 현재는 헤어진 남편의 한마디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계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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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 작가(54)의 지난 일화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녀 계획이 없던 한강이 현재는 헤어진 남편의 한마디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계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 안 낳으려고 했던 한강 작가가 설득된 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2000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한강의 자전소설 '침묵'의 일부 내용이 함께 올라와 있었다.
이 소설 내용을 보면 한강이 결혼한 지 2년쯤 됐을 무렵 지금은 헤어진 당시 남편이자 문학평론가 홍용희씨와 자녀 계획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한강은 당시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고, 다가오는 세상의 빛깔은 삭막하게 보였다"며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남편이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지 않나. 그렇다면 한 번 살아보게 한다고 해도 죄짓는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하자 한강은 "세상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분명히 있고 현재로서는 살아갈 만하다"면서도 "아이가 그 생각에 이를 때까지, 그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닌데 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겪게 하느냐"라고 했다.
한강의 말에 남편은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지 않나. 그런 것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주고 싶지 않냐"라고 되물었다. 남편의 말에 느닷없이 웃음이 터져 나왔다는 한강은 "다른 건 몰라도 여름에 수박이 달다는 건 분명한 진실로 느껴졌다. 설탕처럼 부스러지는 붉은 수박의 맛을 생각하며 웃음 끝에 나는 말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일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부부간 대화도 문학적이다" "이런 게 바로 문학의 힘" "나도 삶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며 살고 싶다" "이게 삶이구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더 감동적이다" "삶을 고통으로 인식해 출산에 부정적이었던 한강이 남편의 말에 자기 삶에도 진실한 즐거움이 있었다는 걸 상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10일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24년 만의 대한민국 역대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이기도 하다. 한강은 당시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쳤을 때 수상 소식을 접했다고 알려졌다. 한강은 수상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도 "정말로 놀랐고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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