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치사량' 제이미 바디, 시즌 20호골로 레스터 우승시키며 '작은 동화' 연출…레스터는 2부 최다 우승 달성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 레스터시티 X(구 트위터) 캡처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제이미 바디가 또 하나의 동화를 집필했다.

30일(한국시간) 영국 프레스턴의 딥데일에서 2023-2024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45라운드를 치른 레스터시티가 프레스턴노스엔드에 3-0 완승을 거뒀다. 레스터는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리그 1위를 확정지으며 2부 우승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승격을 달성했다.

레스터에 편안한 경기였다. 프레스턴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권도 아니었고, 강등권도 아니었다. 여러모로 레스터에 비해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레스터는 경기 내내 프레스턴을 밀어붙였고,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경기 주인공은 바디였다. 전반 36분 유누스 아크귄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한 뒤 중앙으로 보낸 패스를 침착하게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에 둘러싸여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공을 흘리듯 받으며 돌아 정확히 빈공간을 찾아 슈팅하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추가골도 바디가 넣었다. 후반 7분 센터백 바우트 파스가 순식간에 페널티박스 안까지 전진한 뒤 시도한 날카로운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고, 집중력을 잃지 않은 바디가 순간 스피드를 발휘해 강력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한 번 더 흔들었다. 레스터는 후반 22분 케이시 맥아티어의 쐐기골까지 더해 프레스턴을 3-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레스터는 챔피언십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맨체스터시티와 함께 챔피언십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던 레스터는 이번 우승으로 구단 역사상 8번째로 2부리그 정상에 오르며 챔피언십 최다 우승 단독 1위가 됐다. 맨시티가 재정 문제 등으로 강등당하지 않는 이상 챔피언십에 복귀할 가능성은 당장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바디도 또 하나의 동화를 작성했다. 바디는 2012년 레스터에 입단해 2013-2014시즌 팀의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며 함께 PL로 올라왔다. 2015-2016시즌에는 리야드 마레즈, 은골로 캉테 등과 함께 PL 역사에 영원히 남을 우승을 합작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 게티이미지코리아

바디는 지금까지 낭만 가득한 행보를 보였다. 레스터 PL 우승 시즌 이후 아스널 등 빅클럽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으나 레스터에 남아 팀이 PL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줬다. 2019-2020시즌에는 PL 득점왕에 오르며 역대 최고령 득점왕에 올랐고, 2020-2021시즌에는 잉글랜드 FA컵 우승도 맛봤다.

지난 시즌에는 레스터가 2부리그로 강등당했음에도 다시 한 번 팀에 남았다. 37세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하며 챔피언십 18골,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1골, FA컵 1골 등 총 20골을 집어넣었다. 92분당 1골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레스터는 바디의 활약에 힘입어 1시즌 만에 챔피언십 우승과 함께 PL 복귀에 성공했다.

레스터는 바디에게 재계약으로 보답할 예정이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레스터는 PL 승격이 확정되는 대로 바디와 새 계약을 놓고 협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사진= 레스터시티 X(구 트위터)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