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 상반기 평가]⑤ 삼성카드, 사업 지위 '우수'…수익성 유지 관건

서울 서초구 삼성카드 사옥과 김대환 대표 /그래픽=박진화 기자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사업 성과는 대체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빛났다는 전문가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단,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 확대로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있어 어떻게 대처하는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에 대한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회사 주가는 지난해 9월 1일 2만9700원에서 지난 달 30일 4만6000원으로 약 1년만에 54.8% 증가했다. 2020년 이후 약 3년간 주가가 4만원을 넘지 못했던 것을 보면 큰 상승 폭이다.

2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5개 증권사의 삼성카드 투자의견은 '매수'로 나타났다. 점수는 5점 만점에 3.8점으로 이른바 '강력매수'에 가깝다. 목표 주가는 4만9250원으로 지난 달 30일 종가(4만3450원)보다 13.3% 높다. 현재 주가 대비 1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수한 주주환원률…비우호적 업황에 성장 가능성은 '양호'

◇주주환원 정책 부문 '우수' = 삼성카드의 최근 3년간 배당 성향은 2021년 44.54%, 2022년 42.87%, 2023년 43.77%로 40%를 상회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연결 기준 배당수익률은 7.73%로 이는 코스피 상장된 금융업 평균 수익률(4.22%)보다 높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배당 수익률(1.91%)보다도 월등히 높다.

전문가들 역시 삼성카드의 주주환원 정책에 우수한 평가를 내렸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삼성카드 주가가 연초 이후 약 20% 상승한 배경은 양호한 당기순이익과 높은 배당 수익률에 있다"고 평가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 "국내 카드회사의 배당 성향은 주가와 비교한 배당률을 보더라도 코스피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카드업계 자체의 주주환원책은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카드 역시 주요 카드사와 유사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성 부문 '양호'= 삼성카드는 올 6월 말 기준 1299만명의 신용카드 회원, 304만개의 가맹점, 16개의 영업·채권사업단을 기반으로 카드사업 부문과 할부리스사업, 기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3년 카드 이용 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은 13.4%로 신한카드, KB국민카드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에 기반한 그룹 영업 네트워크, 가맹점 제휴카드 발급 등을 바탕으로 신용카드 산업 내 상위권의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수한 사업 지위에도 일각에선 외형 성장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 상반기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결제서비스 및 현금서비스 실적 역시 각각 1.3%, 18.5% 줄었다. 단, 카드론 실적은 13.7% 증가했다.

윤 교수는 "카드사의 경영 환경은 가맹점 수수료를 결정할 때 적격 비용 체계가 유지됨에 따라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전금업자(페이 업체)들과의 경쟁도 증가, 적격 비용 재계산 등에 따라 성장이 유지될 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카드의 성장 가능성에 '양호' 등급을 매겼다.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 역시 "삼성카드는 신용카드 회원 수와 가맹점 수에서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나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큰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우수로 평가하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말했다.

수익성·자본적정성 '합격점'…리스크 대처 관건

◇수익성 부문 '우수'= 삼성카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었다. 수익성 증가의 주된 배경은 대손비용 감소 때문이다. 정부의 신용사면 시행 영향으로 2분기 대손비용이 1400억원 선에 그치면서 전 분기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 덕분에 올 상반기 순자산총이익률(ROA)은 2.6%로 전년 동기(2.0%) 대비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자비용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카드순익률이 추가 개선된 덕분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카드의 수익성에 대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카드 업황의 부진 속에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점, 연체율이 크게 하락한 점은 삼성카드의 수익성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에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며 "수익성이 명확히 개선되고 있어, 이는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 수익성 하방 압력이 있어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높아진 조달금리와 건전성 저하로 인한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 확대가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 역시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시중금리가 저금리 기간인 2020년 전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달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채무자에 대한 추심 횟수를 제한하는 개인 채무자 보호법이 10월부터 시행되면 회수 환경 악화로 카드사 대손비용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고 곧 인하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2023년과 같은 대손비용 증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자본적정성 부문 '우수'= 삼성카드는 보수적인 자산 취급 등 영업자산 관리 노력, 이익 누적 등으로 6월 말 레버리지는 3.5배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자본적정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연구원은 "조정가지자본비율은 31.6%로 자본적정성  지표는 신용카드 산업 내 최고 수준"이라고 일컬었다. 그는 "과거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카드자산의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존재하지만 회사는 보수적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자기자본비율의 상승 이외에도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은 비교적 보수적 경영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평가 방식:△수익성 △성장성 △자본적정성 △주주환원책 등 4개 항목을 평가했습니다. 학계와 시장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방식입니다.

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