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김 부장 이야기> 속 등장인물 이름,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고?

<김 부장 이야기> 이한나와 <슬램덩크> 북산 매니저 이한나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대한민국 전 세대의 고민과 갈등을 담은 현실적인 스토리와 배우 류승룡, 명세빈의 열연에 힘입어 넷플릭스 국내 TV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발견됐다. 바로 ‘등장인물의 이름들’이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름들에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살펴보자.


김 부장 패밀리 속에
<슬램덩크>의 그림자가?

<김 부장 이야기> 주인공 김낙수와 <슬램덩크> 산왕공고 김낙수

〈김 부장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눈에 <슬램덩크>의 향기가 묻어난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 강백호, 서태웅, 송태섭 등 핵심 인물 대신, 주변 인물들의 이름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김 부장 이야기> 김 부장 아내 박하진과 <슬램덩크> 농구 잡지 기자 박하진
<김 부장 이야기> 김수겸와 <슬램덩크> 상양의 김수겸

먼저 류승룡이 연기하는 주인공 김 부장은 김낙수와 영업1팀 대리 정성구는 산왕공고 선수들이다. 명세빈이 연기하는 김 부장의 아내 박하진은 원작 만화 속 농구 잡지 ‘주간 바스켓볼’ 기자와 이름이 같고, 차강윤이 맡은 김 부장의 아들 김수겸은 상양고의 선수 겸 감독 김수겸의 이름에서 따왔다. 극 중 스타트업 회사 대표 이정환은 해남고 주장, ACT 상무 백정태와 김 부장의 입사 동기 허태환은 능남고 선수들이고, 영업2팀장 도진우은 산왕공고 감독, 수겸의 첫사랑 이한나는 북산고 매니저 한나와 겹친다.

드라마 <김 부장 이야기> 권송희 사원과 <슬램덩크> 채소연의 친구 송희
<김 부장 이야기> 송익현 과장와 <슬램덩크> 해남고 선수 홍익현

이외에도 일부 인물은 원작 이름을 살짝 변형한 형태로 등장한다. 예컨대 영업2팀 채사원은 북산 주장 채치수의 동생 채소연, 하서윤이 연기하는 영업1팀 사원 권송희는 소연의 친구 송희, 영업1팀 과장 송익현은 해남고 선수 홍익현을, 김 부장의 친형 김창수는 북산 유도부 주장 유창수의 이름을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 이야기> 도진우 부장와 <슬램덩크> 산왕공고 감독 도진우

이 같은 작명은 원작 소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작에서는 ‘김 부장’, ‘송 과장’, ‘정 대리’, ‘권 사원’ 등 직함만 등장했기 때문이다. 드라마화 과정에서 등장인물에게 이름이 부여되며 이러한 변주가 생긴 것으로 확인된다.

조현탁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슬램덩크> 이름이 들어간 건 작가의 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도 <슬램덩크>의 팬이지만 이렇게 많은 인물이 그 이름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 이야기> 이한나와 <슬램덩크> 북산 매니저 이한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슬램덩크 팬이라면 피식 웃게 되는 작명”, “회사 이름 대신 농구부 이름 붙인 것 같아 귀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는 “이 정도면 작가가 ‘슬램덩크 유니버스’의 직장판을 만든 셈”이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엔
프로야구 선수들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간담췌외과 사람들과 두산 베어스 선수들

비슷한 방식으로 이름을 활용한 드라마는 또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실제 프로야구 선수 이름을 인물명으로 차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간담췌외과 전공의와 간호사 이름에는 방영 당시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이름이 사용됐다. 극중 이영하, 김재환, 국해성, 함덕주 등은 실존 선수들과 같고 종세혁, 송수빈은 박세혁과 정수빈과 비슷한 이름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흉부외과 사람들과 NC 다이노스 선수들

흉부외과 김준완(정경호)은 NC 다이노스의 김준완 선수, 도재학(정문성)은 투수 이재학을 떠올리게 한다. 산부인과 추민하(안은진)는 한화 이글스의 김민하 선수, 명은원(김혜인)은 정은원 선수와 유사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산부인과 사람들과 한화 이글스 선수들

각 과의 간호사들도 마찬가지다. 산부인과 간호사 한승주·은선진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이름, 소아외과 한현희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이름과 일치한다.

이에 대해 신원호 PD는 “등장인물이 많아 헷갈리지 않도록 과별로 팀을 정했다. 흉부외과는 NC 다이노스, 산부인과는 한화 이글스 식으로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서 캐릭터를 구분하기 위한 설정이자, 제작진의 야구 애호가적 성향이 반영된 사례였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