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합참 영상 도용해놓고 적반하장…“뭐가 문제냐”

정신영 2024. 10. 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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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경의·동해선 남북연결도로를 폭파했다고 보도하면서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촬영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8일 "몰상식한 소리"라며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NBC 방송, 폭스뉴스, 영국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 각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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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경의·동해선 남북연결도로를 폭파했다고 보도하면서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촬영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8일 “몰상식한 소리”라며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NBC 방송, 폭스뉴스, 영국 로이터통신과 같은 세계 각 언론이 보도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사진으로 썼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외신이 인용한 사진의 출처는 합참이다. 북한이 무단으로 가져다 썼다는 사실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김 부부장은 “그러한 각도(남쪽에서 북쪽 방향)에서 우리가 찍을 수가 없는 것이고 또 구도상으로나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좋고 우리의 의도에 썩 맞아 쓴 것”이라며 “여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국내 언론사를 거론하며 “한국은 이때까지 우리의 소식을 보도할 때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써왔다”며 “저들이 할 때에는 아무 탈 없고 우리가 할 때에는 국제법이요, 저작권이요 하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후안무치하고 몰상식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매체들이 북한 매체 사진과 영상을 사용하는 건 중개인을 통해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쓰는 합법적인 방식이다.

왼쪽은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5일 우리 군 감시장비로 촬영한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철도 폭파 영상 속 장면. 오른쪽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7일 관련 소식을 보도하며 공개한 사진. 합참 제공, 연합뉴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경의·동해선 육로 폭파 이틀 만에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합참이 감시장비로 촬영한 영상 속 장면과 똑같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북한 주민에게 알리긴 해야 하는데 사진을 못 찍었거나 잘못 나왔거나 했을 수 있다”며 “국제법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곳이어서 그런 것(저작권 위반)을 무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부부장은 “우리가 단행한 폭파 조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눈썹에 얼마나 엄중한 안보위기가 매달렸는지 사태의 본질은 간데없고 ‘사진 논란’을 부르는 행태가 진짜 멍청하기 그지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평양 무인기 침투’를 재차 주장하며 “나라의 안보를 지킨다는 합참이 직분에도 맞지 않게 사진 따위나 만지작거리면서 망신하지 말고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에 엄중한 위해를 끼친 중대주권침해도발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규명하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이같은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한 군부를 덮어주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이 이렇게 사소한 것까지 나서는거 보면 북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단 느낌이 든다”며 “김여정이 한국 매체들이 합법적으로 사진 등을 사용하는 걸 몰라서 우리 매체를 언급했을 수 있는데, 북한의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 안 해서 그런 언급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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