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이스라엘 축구팀 출전 금지 논의 본격화…전례는 러시아 제재

한준 기자 2025. 9. 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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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연맹(UEFA)이 가자지구 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 축구팀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 경우 이스라엘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은 내년 월드컵 예선을 포함해 UEFA 주관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된다.

UEFA가 실제로 표결을 진행하고 이스라엘을 출전 정지시킬 경우, 이는 러시아 제재에 이어 또 한 번 정치적 갈등이 국제 축구 무대에 직접 반영되는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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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이 가자지구 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 축구팀의 국제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UEFA 집행위원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안을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 집행위원회 과반 이상이 제재안 찬성 예상


UEFA 집행위원회는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지 관계자들은 다수의 위원이 이스라엘의 출전 금지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이스라엘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은 내년 월드컵 예선을 포함해 UEFA 주관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된다.


이스라엘 남자 대표팀은 10월 중순 노르웨이, 이탈리아와 월드컵 유럽예선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제재안이 가결될 경우 해당 일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 FIFA 입장 불투명…정치적 변수 존재


궁극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FIFA가 이 조치에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정부 역시 이스라엘 제재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을 월드컵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FIFA 평의회는 다음 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며, UEFA 몫의 위원 8명도 여기에 참여한다. 현재 인판티노 회장은 뉴욕 트럼프타워에 설치된 FIFA 위성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 게티이미지코리아

■ 국제사회의 압박 고조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논의는 최근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맞물려 있다. 지난주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퇴출된 것처럼 이스라엘도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 소속 독립 전문가 7명도 FIFA와 UEFA에 이스라엘을 국제 대회에서 제외할 것을 공식 촉구했다. 


실제로 UEFA는 지난달 파리 생제르맹과 토트넘의 슈퍼컵 경기에서 '어린이 살해 중단', '민간인 학살 중단'이라는 구호가 피치 위에 펼쳐진 사건 이후 이스라엘 문제에 한층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다.


■ 이스라엘의 대응과 난관


이스라엘 정부와 축구협회는 제재 움직임을 막기 위해 물밑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키 조하르 문화·체육부 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모셰 주아레스 축구협회 회장은 "불필요한 발언을 자제하고 전문가들과 신중하게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2년 러시아의 퇴출은 유럽 각국이 러시아와의 경기 자체를 거부하며 사실상 현실화된 측면이 있었던 반면, 현재까지는 어떤 국가도 이스라엘과의 경기를 공식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상황은 다소 다르다. 


그럼에도 노르웨이와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최근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고, 노르웨이는 오는 10월 11일 이스라엘전 티켓 수익금을 전액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단체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 경기장 안팎의 항의 확산


이스라엘 구단이 출전하는 경기장 주변에서는 이미 반이스라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5일 UEFA 유로파리그에서 마카비 텔아비브가 그리스 PAOK와 맞붙은 경기에서는 경기장 밖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렸고, 관중석에는 '학살 중단' 현수막이 내걸렸다.


 앞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파리 생제르맹 팬들이 "가자지구 학살 중단"이라는 메시지를 띄운 바 있으나, UEFA는 정치적 메시지 금지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UEFA가 실제로 표결을 진행하고 이스라엘을 출전 정지시킬 경우, 이는 러시아 제재에 이어 또 한 번 정치적 갈등이 국제 축구 무대에 직접 반영되는 사례가 된다. 다만 FIFA와 미국 정부의 입장, 그리고 중동·유럽 주요국의 외교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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