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 확정도 못한 野…TK신공항 이전 1조 푼다는 與

하준호 2026. 4.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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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의 격전지로 떠오른 대구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여야의 보폭 차가 선명하다. 국민의힘이 아직 후보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더불어민주당은 1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본격적인 ‘물량 공세’에 나섰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3일 대구 두류동 선거사무소에서 2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TK신공항 조기 건설과 관련해 중앙당과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뉴스1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23일 대구 두류동 선거사무소에서 대구·경북(TK) 신공항 이전 공약을 공개하며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5000억원에 정부 특별 지원 5000억원을 더해 총 1조원을 확보했다. 책임지는 여당과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홍준표 전 시장도 이런 방안을 갖고 중앙정부를 설득했지만 지원받지 못했던 것”이라며 “(당선되면) 확보된 1조원으로 신공항 이전 사업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했다.

이날 공약 발표 전 김부겸 캠프는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TK 신공항 관련 공약을 논의하면서 중앙정부로부터 최소 1조원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먼저 전달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금 당장 돈이 없으니 돈을 빌려서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것(공자기금), 그리고 신공항 주변 지역에 대한 개발에 관해 국가가 일정 부분 지원을 통해서 지역 경제를 살려달라는 것(정부 특별지원)”이라며 “충분하게 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용처까지 예정할 수는 없지만,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면 논의가 보다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23일 대구 경북대의 한 카페에서 학생들과 차담을 하고 있다. 대구=하준호 기자


1조원이라는 액수는 광주 군 공항의 전남 무안 이전 사업 사례를 참고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지난 1일 무안군에서 열린 광주 군 공항 이전 설명회에서 지원 사업의 규모를 1조원+알파(α)로 제시했다. 이 중 농업 인공지능전환(AX) 플랫폼 구축 등 정부 특별지원 명목의 사업 규모는 약 4700억원이었다. 김 후보는 “신공항 권역을 방위산업 클러스터와 항공 MRO(유지·보수·운영), 물류산업의 첨단지구로 조성할 것”이라며 “소음 피해 등에 대해서도 국가가 일정 정도 책임을 지라고 해서 추가 재정 지원을 끌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6일 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다수 참석해 대구 숙원 사업 실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김 후보의 출마를 설득할 때부터 “무엇이든 다 해드림 센터장을 하겠다”며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TK 신공항 외에도 김 후보 측과는 협의를 마친 공약들이 더 있다”며 “당은 후보의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주호영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선거 불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해 화력을 집중하는 민주당과 달리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이어지고 있는 국민의힘은 김부겸 후보의 신공항 이전 공약에 반발했다.

26일 유영하 의원과의 경선 결선을 앞둔 추경호 의원은 23일 김 후보의 공약을 “부채를 돌려막는 수준의 궁여지책”이라고 비판한 뒤 “TK 통합의 핵심 사업인 신공항을 국가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최우선 공약이 돼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 재정 투입을 강조했다.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된 뒤 출마 강행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이날 뉴스1 인터뷰에서 “정부의 예산은 중립적으로 써야 한다”며 “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에 대해서만 이 약속을 지켜주겠다고 하면 사실상 선거 개입이 될 수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런 가운데 이 전 위원장과 함께 컷오프된 뒤 법적 투쟁을 벌이던 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 의원은 “저는 김부겸 후보의 기세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 지금의 경선 구도로 그 흐름을 막아낼 수 있겠느냐는 걱정을 저는 끝까지 버리지 못했다”며 “제 출마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더 이어질수록 선거를 살리기보다 오히려 더 꼬이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며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구=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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