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수백대 동시 폭발 레바논…수천 명 사상 [영상]

박선영 2024. 9. 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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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일명 '삐삐'라 불리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했다.

이스라엘·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호출기 폭발이 발생해 헤즈볼라 대원 등 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대만 골드아폴로에서 납품한 제품으로, 각 기기의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이 들어 있었으며 이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도 함께 내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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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대만 골드아폴로 납품 제품, 폭발물 내장돼
NYT, 폭발사건 배후에 이스라엘 지목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슈퍼마켓에서 한 남성의 가방이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엑스(X) 캡처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일명 ‘삐삐’라 불리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했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이로 인해 최소 9명이 숨지고 27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발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 베카밸리,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 헤즈볼라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피라스 아비야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을 인용해 부상자 가운데 약 200명이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슈퍼마켓에서 한 남성의 가방이 폭발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한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사망자 중에는 헤즈볼라 무장대원과 조직원의 10살 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 당국은 피해자 대부분이 손을 다쳤고, 일부는 손과 복부에도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폭발은 오후 3시30분쯤부터 1시간가량 계속됐고 일부는 호출이 울려 피해자들이 화면을 확인하는 도중에 폭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7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여러 헤즈볼라 거점 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한 후 구급차가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교 의료 센터 입구에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호출기 폭발이 발생해 헤즈볼라 대원 등 14명이 부상한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도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레바논 전역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하면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NYT는 이번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이 있다고 미국과 서방국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폭발 사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미국과 주요 서방국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대만 골드아폴로에서 납품한 제품으로, 각 기기의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이 들어 있었으며 이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도 함께 내장됐다.

이스라엘은 또한 무선호출기가 폭발 직전 수 초간 신호음을 내게 하는 프로그램까지 설치했다고 당국자 3명이 밝혔다.

앞서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이 위치 추적과 표적 공격에 활용할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쓰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헤즈볼라는 통신보안을 위해 호출기를 도입했고,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역이용해 공격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보건부는 모든 시민에게 호출기를 즉시 폐기하라고 요청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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