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앞둔 절박한 삼성, 이랜드 꺾을 수 있을까

이준목 2025. 3. 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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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3라운드 진출 놓고 맞붙어

[이준목 기자]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FA컵)' 2라운드(32강) 일정이 오는 19일과 22∼23일 사흘에 걸쳐 열린다. 프로축구 K리그 정규리그는 국가대표 A매치(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일정으로 인하여 2주간의 휴식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번 2라운드에서는 총 16경기가 열린다. 이번 라운드부터 K리그2의 전체 14개 구단이 출전한다. K3리그에서는 2024시즌 성적 상위 4팀과 1라운드에서 승리한 7팀까지 총 11팀이 출전한다. K4리그에서는 역시 1라운드에서 살아남은 7팀이 참가했다. K리그1팀들은 각각 3라운드(24강)와 16강(ACL 진출 4팀)부터 출전한다.

코리아컵 우승팀에게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라는 혜택도 주어진다. 우승팀이 K리그1 4위 이내의 성적을 기록했을 때는 ACLE(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권이, K리그1 5위 이하일 경우에는 ACL2(챔피언스리그2) 진출권을 부여받는다.

수원 삼성-서울 이랜드, 최대 빅매치

2라운드의 첫 경기이자 최대 빅매치는 역시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의 맞대결이다. 두 팀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3라운드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된다. 2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성사된 K리그2팀간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두 팀은 올시즌 K리그2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승격 1순위로 꼽힌 팀들이다. 이랜드는 2024시즌 K리그2 3위를 기록하며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으나, K리그1의 강호 전북 현대를 넘지 못하고 1,2차전 합계 2-4로 패하며 창단 첫 1부 진출의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수원 삼성은 K리그1에서 우승만 4회나 차지한 전통의 강호지만, 2023년 충격의 꼴찌를 기록하며 창단 첫 2부리그 다이렉트 강등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부리그에서의 첫 시즌이었던 2024년도 6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치며 첫 해 승격에 실패했다.

두 팀은 2025시즌 K리그2가 4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이랜드가 2승 1무 1패(승점 7점)로 5위, 수원은 1승 1무 2패(승점 5점)로 11위를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두 팀의 승점차는 3점에 불과하여 한두 경기만에 언제든 순위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두 팀은 이미 불과 열흘 전 이미 K리그2에서 올시즌 첫 맞대결을 가졌다. 지난 9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3라운드 경기에서 이랜드가 수원에 4-2로 완승하며 기선을 제압한 바 있다.

코리아컵이 좀 더 절실하고 기대치도 높은 쪽은 역시 수원이다. 코리아컵에서 우승만 5회로, 디펜딩챔피언 포항 스틸러스(6회)에 이어 전북과 함께 최다우승 공동 2위에 올라있다. 2010년대 이후 더 이상 K리그에서는 정상권에 멀어진 암흑기에도 코리아컵에서만큼은 3번이나 우승을 추가했을 만큼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이랜드는 코리아컵에서 우승은커녕, 아직 단 한 번도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적이 없다.

이름값이나 홈어드밴티지를 감안하면 수원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되지만, 하필 첫 경기부터 이랜드를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랜드의 전력 자체가 만만치않지만, 무엇보다 '수원 킬러'로 불리우는 김도균 이랜드 감독의 존재 때문이다.

김도균 감독은 수원을 상대로 감독 통산 11승 1무 3패라는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까지 그가 지도했던 팀들이 빅클럽이 아니라 수원FC와 이랜드라는, 수원보다 언더독에 가까운 위치에 놓인 팀들을 이끌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김 감독은 수원FC 시절 수원 삼성에 8승 1무 3패를 기록했으며, 지난해부터 이랜드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는 무려 4전 전승으로 수원에게는 단 한 번도 승점을 놓치지 않을 만큼 극강의 상성을 자랑했다. 정작 김 감독은 수원에 강한 비결은 "자신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강팀과 경기할 때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더 집중력 있게 경기를 펼친 것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랜드는 최근 지난 11일 김도균 감독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공교롭게도 수원과의 3라운드 경기에 4-2 대승을 차지한지 불과 이틀만이었다. 비시즌도 아니고 시즌 개막 초에 기존 감독과 장기 재계약을 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구단이 김 감독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대목이다.

이랜드의 강점은 역시 강력한 공격력이다. 김도균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 이랜드는 K리그 37경기에서 64골을 터뜨리며 팀득점 1위에 오르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과시했다. 올시즌도 4경기 만에 7골을 터뜨리며 선두 부천FC(8골)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아이데일(2골), 이탈로(1골 1도움) 등 외국인 선수들의 고른 화력이 돋보인다. 다만 지난 15일 또 다른 우승후보 인천 유나이티드(0-1)에게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기세가 한풀 꺾인 것이 흠이다.

수원의 부진

반면 수원은 다소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지난 시즌 승격 실패 이후 대대적인 전력보강을 바탕으로 반등을 기대했던 수원이지만, 개막전 승리 이후 승격 경쟁팀인 인천과 이랜드에 연패했고 15일 4라운드에서는 충남아산과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치며 3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에 빠졌다.

2년 차를 맞이한 변성환 수원 감독의 전술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원은 올시즌 4경기에서 3골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릴 만큼 골결정력 개선이 시급하다. 특이 이번 경기는 번번이 굴욕을 안겨준 이랜드와 열흘만의 리턴매치인 데다, 코리아컵에서 조기탈락까지 한다면 변성환 감독의 입지는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수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이슈는 이것만이 아니다. 이랜드와의 코리아컵 2라운드는 수원의 홈구장인 '빅버드'의 통산 '500번째 홈경기'라는 특별한 기념비적 의미가 있었다. 당초 이랜드전은 다른 코리아컵 일정과 마찬가지로 주말 경기인 22일에 편성될 예정이었으나, 대한축구협회가 3월 국가대표 A매치 장소를 잔디 관리문제로 인하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25일)으로 변경하면서 수원의 코리아컵 경기 일정이 3일 앞당겨지는 것으로 조정됐다.

주말 경기에 비하여 평일 주중 경기는 관중동원 등에 제약이 있는 만큼 흥행에도 타격이 되고 응원효과가 반감되어 홈팀으로서는 이래저래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축구협회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수원 팬들은 축구협회의 K리그 경시에 또다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팀 내외적으로 계속되는 악재 속에서도, 수원은 어떻게든 결과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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