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군인 아저씨 2명밥도 계산해줘요” 따뜻한 속삭임 [아살세]

최예슬 2024. 10.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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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점심시간, 직업 군인 A씨는 뜨끈한 육개장이 먹고 싶어 인근의 한 식당을 찾았다 뜻밖의 경험을 했습니다.

"다 드시고 나가면서 4명 중 한 분이 계산하는데 조그맣게 '저 뒤에 군인 아저씨 2명 밥도 계산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분이 계산했다고 (군인들에게) 말해주려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얘기 못 하게 하더라고요. 얘기하지 말라고. 자기 간 다음에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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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점심시간, 직업 군인 A씨는 뜨끈한 육개장이 먹고 싶어 인근의 한 식당을 찾았다 뜻밖의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앞 테이블에서 점심을 드시던 한 아주머니가 그와 일행의 밥값까지 몰래 조용히 계산하고 간 겁니다. A씨는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자신의 사연을 전하며 육개장보다 더 따뜻하게 남은 뜻밖의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그가 다녀간 육개장집의 현옥분(60) 사장님도 그날 일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현 사장님은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그 여자분은 일행 4명과 먼저 와서 밥을 드시고 있었고, 나중에 온 군인 아저씨들 두 명은 뒤에서 밥을 드시고 있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후 식사를 마친 여성 일행이 계산할 때였습니다. “다 드시고 나가면서 4명 중 한 분이 계산하는데 조그맣게 ‘저 뒤에 군인 아저씨 2명 밥도 계산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분이 계산했다고 (군인들에게) 말해주려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얘기 못 하게 하더라고요. 얘기하지 말라고. 자기 간 다음에 하라고.”

A씨가 점심으로 먹은 육개장.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처


사실 전방 부대 근처에 있는 식당인 현 사장님 가게에서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다만 대부분 나이가 있는 손님들이 어린 사병들 밥값을 내 주고 가는 경우였습니다.

현 사장님은 “부모뻘 되는 손님들이 사병들을 보며 ‘애들 밥값 내고 간다’고 하실 때가 참 많다. 그래서 내가 사병들에게 ‘다른 손님이 계산했다’고 얘기해주면 사병들이 그 손님을 쫓아 나가서 감사 인사를 하고 들어오기도 하고 그런다”고 전했습니다.
군인들 밥값을 계산해 주는 손님들을 보면 사장님도 “나도 착한 일 할게요”라며 해당 손님 밥값을 할인해주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사장님도 이번엔 좀 놀랐습니다. 사병도 아닌, 나이 지긋한 직업군인들 밥값을 내주는 손님을 본 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은 “사병에게는 많이들 부모 된 마음으로 밥값을 내고 가지만, 조금 계급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주는 적은 없었다. 그러니까 그 분(A씨)도 놀란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밥값을 낸 아주머니는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처음 본 손님이었습니다. 아마도 양구에 놀러 온 나들이객 같았다고 사장님은 전했습니다. 혹시 A씨 일행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그냥 계산만 하고 조용히 떠났다고 합니다.

흔치 않은 일에 A씨도 사장님께 “이런 일도 있냐”며 놀라움과 고마움을 표하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A씨는 육대전을 통해서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저흰 병들도 아니고 군복 입은 중년 남자 둘이었는데 말입니다”라며 “감사함, 미안함, 뿌듯함 이런 감정들을 느낀 하루였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아주머니의 작은 호의가 큰 감동을 남긴 건 나이와 상관없이 국민 안전, 국가 안보를 지키는 국군 장병 모두를 순수하게 고마워하는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일 겁니다. A씨 아내가 남편 이야기를 듣고 했다는 말을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아직 죽지 않았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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