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까지 '제로 슈거'… 대체 어떻게 만들었지? [푸드 트렌드]
제로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상상할 수 없던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9일 롯데웰푸드는 '설탕'없는 초코파이를 전국에 있는 마트, 편의점 등에 출고했다. 초코파이의 초콜릿·빵은 그렇다 쳐도, 정체성이 설탕인 '마시멜로'까지 어떻게 설탕 1g도 없이 만든 것일까?
◇설탕 대신 말티톨로 쫄깃한 마시멜로 구현
초코빵 사이에서 푹 꺼지지 않는 쫄깃한 질감의 마시멜로를 대체 감미료로 구현하기는 매우 어렵다. 세종대 식품공학과 김용휘 교수는 "설탕은 단순히 단 맛만 있는 소재가 아니다"라며 "식품의 물성에 크게 영향을 줘, 마시멜로를 구현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웰푸드 연구팀은 대체 감미료로 '말티톨'을 이용했다. 당류는 0g 들어가고, 말티톨이라는 당알코올이 1봉지당 11g 함유됐다. 이 덕분에 칼로리가 줄어 기존 초코파이 한 봉지는 175kcal였지만, 제로슈거 초코파이는 110kcal로 약 65kcal 줄었다. 말티톨은 설탕과 가장 유사한 성질을 보이는 대체 감미료라고 알려져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대체 감미료로 마시멜로를 만들면 곧 형태가 주저앉기 일쑤였다고 알고 있다"며 "초코파이는 자체 소비자 조사에서 2년 연속으로 제로 콘셉트 희망 출시 제품 1위였기에, 연구팀은 포기하지 않고 문헌 조사와 테스트를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시작한 지 2년여 간의 시간을 거쳐 마침내 식감과 구조를 유지하는 무설탕 마시멜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이 기술은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특허도 출원됐다.
◇말티톨, 설탕 열량의 절반… 칼로리 '제로' 아냐
말티톨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대체 감미료는 아니다. 칼로리가 없고, 혈당을 올리지 않는 에리트리톨 등 다른 대체 감미료와 달리 말티톨은 설탕의 절반 정도 칼로리가 있고, 혈당을 올리기 때문이다. '제로'라는 이름보단 '당도 조절제'란 이름이 더 걸맞은 대체재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김병준 교수는 "말티톨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고 열량도 설탕보다는 낮다"며 "다만 아예 열량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했다.
특정 음식을 먹은 이후 두 시간 동안 혈당이 상승한 정도를 '혈당지수'라고 한다. 설탕의 혈당 지수는 68이지만, 말티톨은 35 정도다. 혈당 지수가 오르는 것을 특히 주의해야 할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제로 슈거 제품 출시가 도움이 되는지 물어봤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췌장에서 전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다. 1형 당뇨병 자녀를 둔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는 "1형 당뇨병 환자 중에는 먹는 걸 억제만 하다가 폭식증 등 식이장애가 온 사람이 많다"며 "보통 과자를 하나 먹으면 인슐린을 맞고 먹어도 이후 혈당이 다시 올라 인슐린을 두세 번 맞게 되는데, 제로 슈거 제품은 한 번만 맞으면 돼 혈당을 조절하면서 간식도 먹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초코파이도 먹은 후 혈당이 다시 오르는 현상은 없었다"고 했다.
◇네 봉지 이상 먹으면 설사할 수도
대체감미료 하면 '안전성'이 대두되는데, 말티톨은 어떨까? 중앙대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는 "말티톨은 매우 안전해,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에서도 일일섭취허용량을 설정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구강에서 산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다만 한 번에 네 봉지 이상 먹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김용휘 교수는 "말티톨은 과도하게 먹으면 장내 세균이 대사에 이용해 복통과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제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대체재뿐 아니라 단맛을 향상하는 단맛 증진제 개발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에서는 말티톨을 성인은 하루 40g, 아동은 15g까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제로 슈거 초코파이에는 11g의 말티톨이 함유됐으므로, 아동은 한 봉지 성인은 세 봉지까지만 먹는 걸 권장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소량 섭취해도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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