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건설현장 핵심에서 혐오시설로 전락” [레미콘, 이젠①]
영등포·성수 이어 내년 풍납 공장 문 닫아…“지역 주민은 환영”
공장 부지엔 선호시설 들어서, 임대주택부터 5성급 호텔까지
수도권 내 레미콘 공장들이 철거로 내몰리면서 서울 내 레미콘 적기 공급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도심 개발이 이뤄지기 전부터 수십년 째 터를 잡고 서울과 수도권 내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해오던 공장들이 지자체와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레미콘 공장의 빈자리가 수년 내로 소비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현 주거정책이 누구나 선호하는 도심에 적극적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필수 자재인 레미콘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공사비와 분양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돼서다.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도심 내 레미콘 공장의 상황과 그에 따른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이 주민 민원 등으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한때는 수도권내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책임지며 도시 건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공장들이지만, 환경 오염 등으로 주민들에게 혐오시설로 눈초리를 받있다.
공장이 문을 닫고 나간 부지는 주민들의 선호시설로 채워진다. 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업무지구를 조성하는 등 부동산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레미콘 공장=혐오시설…내 집 앞에서 나가라”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소재 한일시멘트의 영등포 레미콘 공장은 2016년 폐쇄됐다. 지난 1969년 문을 연 영등포 공장은 서울 중심부에서 수도권 서남부까지의 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담당했지만, 한일시멘트는 2016년 말 공장 부지를 2050억원에 ㈜케이지엠씨개발에 매각했다.
한일시멘트가 공장 부지 매각 직후 2017년 현대시멘트 인수에 나서자 실탄 확보를 위해 공장 매각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역 주민의 민원에 크게 시달린 것이 공장 폐쇄의 주된 이유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공장이 위치한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은 레미콘 공장으로 인해 공장 부지 일대가 소음과 시멘트 분진에 환경오염을 우려한다. 특히 레미콘을 운반하기 위한 믹서트럭이 수시로 공장을 드나들다 보니 안전과 교통 문제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불만도 크다.
삼표산업은 2022년 8월 성동구에 위치한 삼표 성수동 레미콘 공장을 철거했다. 공장이 설립됐던 1977년과 달리 주택가가 형성되고, 서울숲이 조성되면서 점차 이전 압박이 커졌다. 성동구청이 2015년 공장 이전을 두고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88.3%의 압도적인 찬성표가 쏟아졌다.
내년 말에는 송파구 풍납동 삼표레미콘 공장도 가동을 멈춘다. 송파구청이 백제 풍납토성 복원 사업 및 문화제 발굴을 추진하면서 폐쇄 수순을 밟게 됐다. 송파구가 해당 공장부지를 강제수용하기 위해 2016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이후 소송전이 이어졌으나 삼표산업이 부지를 자진 인도하기로 하면서 내년 말 공장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성수동 개발 핵심된 ‘삼표 공장 부지’…서울시와 사업 속도
한일시멘트의 영등포 공장 부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사업의 일환으로 공장 철거 후 3년 만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2020년 8월 입주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삼표 성수 공장부지 개발 사업을 토대로 성수 일대를 한강변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제 설계공모를 진행한 서울시는 지난해 말 미국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이 제안한 ‘서울숲의 심장(The Heart of Seoul Forest)’을 최종 선정했다. 설계안에는 3개동, 최고 56층으로 계획된 건축물의 업무·상업·문화·숙박·주거 등 다기능 복합 용도계획이 담겼다.
서울시와 삼표산업은 사전협상을 통해 현재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며, 내년 인허가와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일각에서는 해당 부지에 5성급 호텔이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1월 삼표산업은 사업개발총괄 담당 신임 사장으로 롯데자산개발에서 호텔·리조트 사업을 총괄한 이광영 사장이 취임하면서다.
삼표산업 관계자는 “삼표 공장 부지 개발을 위해 서울시는 용적률 상향 등을 제공하고, 저희는 기부채납과 공공기여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와 관련된 사전협상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며 “사전협상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설계에 대한 부분이 확정되고 내년 연말께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며 “업계 안팎에선 호텔이 건설된다는 등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 해당 부지를 주거, 숙박 오피스, 상업시설 등을 포함한 글로벌복합업무지구로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영 못받아 자리 비웠더니…공급 부족 비상” [레미콘, 이젠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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