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면 홈리스월드컵, 임영웅·뮌헨 팬클럽도 나섰다
[유지영 기자]
▲ 지난 8월 FC 바이에른 뮌헨이 홈리스월드컵 한국 대표팀과 트레이닝 세션을 진행하면서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홈리스월드컵을 응원했다. |
ⓒ 홈리스월드컵 조직위 |
개인은 물론, 고등학교 교사와 제자, 가수 임영웅 팬클럽, FC 바이에른 뮌헨 한국 팬클럽 등이 이번 홈리스월드컵의 후원 뿐만 아니라 이후 캠페인, 응원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선다. 이들은 "이번 계기로 취약 계층의 주거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임영웅 팬클럽 "국가 가리지 않고 응원"
기부에 참여한 가수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의 회원들 300여 명은 국가를 가리지 않고 응원전까지 펼칠 계획이다. 영웅시대 서울2구역방 방장 이현정씨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영화 <드림>을 감동적으로 봤고, 임영웅님 역시 축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며 "이번 홈리스월드컵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 차례에 걸쳐 기부를 했다"며 라고 전했다.
▲ 가수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가 이번 홈리스월드컵 응원에 나서기로 힘을 모았다. |
ⓒ 홈리스월드컵 조직위 |
팬클럽 대표 별(활동명)은 18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축구는 공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오늘날 축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된 까닭 중 하나"라며 "수많은 어린이들이 축구로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를 꿈꾸고, 그들 중 일부는 꿈을 이룬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피부색이나 국적이 어떻든 공을 차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동등하다. 이런 축구의 특징이 주거취약층을 조명하는 홈리스월드컵의 취지와도 맞닿아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집이 투자 수단으로 기능하는 한국에서 주거기본권은 쉬이 조명되지 못하고, 주거취약층의 이야기 또한 잘 들리지 않는다"라며 "홈리스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구단의 행보에 응답하고 축구를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체험학습, 홈리스월드컵으로
대회 유치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개인들도 힘을 보탰다. 지난 2014년 칠레 홈리스월드컵부터 자원봉사로 대회와 인연을 맺어온 차은정씨는 이번 한국 유치를 성공시킨 '씨앗 후원자' 138명 중 1명이다.
차씨는 "2014년부터 한국 선수들 선발전을 치르면서 자원봉사를 참여해왔다. (홈리스월드컵을 주최·주관하는) 빅이슈코리아에서 여러 홈리스를 위해 하는 활동을 보면서 홈리스의 생활이 조금씩 바뀌는 걸 보았다"라면서 "(주거기본권은) 많은 관심이 필요한 데 비해 알릴 계기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서울에서 홈리스월드컵을 크게 개최하면 뭐라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누군가는 이를 계기로 무언갈 알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매괴고등학교의 교사 이제현씨와 학생들은 '홈게임스폰서'로 홈리스월드컵에 후원하고 체험 학습으로 홈리스월드컵을 보러 올 예정이다. 홈게임스폰서란 올해 홈리스월드컵에서 치러질 300번의 경기 중 하나의 경기를 도맡아 후원하는 홈리스월드컵의 스폰서 제도다.
이씨는 18일 전화통화에서 "올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됐던 다큐멘터리 <홈리스월드컵>을 우연히 봤는데, 보고난 뒤 홈리스월드컵이 올해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학교에서 윤리교육과 인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데,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홈리스월드컵 현장으로 체험학습을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매괴고등학교는 체험학습 전 홈리스월드컵에 대해 조사해 발표 수업을 진행했고, 학생 8명과 인솔교사 3명이 함께 홈리스월드컵에 방문할 예정이다. 이씨는 "성인이 돼 졸업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방문하곤 하는데, 자취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월세를 비롯해 주거 환경에 대해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홈리스월드컵을 이런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구체적인 노력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학생들에게 대안을 위해 일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 홈리스월드컵이 오는 21~28일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다. |
ⓒ 홈리스월드컵 홈페이지 |
안병훈 홈리스월드컵 대표팀 단장은 지난 5일 <한겨레>에 "역대 대회를 연 나라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부분의 예산을 지원했다. 우리도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 서울시 등 공공기관의 지원과 기업의 후원이 절실한 상황"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홈리스월드컵 행사장에선 21~22일 제12회 비건페스티벌도 열린다. 캘리(활동명) 비건페스티벌 대표 기획자는 18일 "비건페스티벌은 2013년에 양재동의 비건 커뮤니티 그룹의 일원이 모여 플리마켓을 열고 그 수익금으로 구룡마을(서울 강남에 남은 마지막 판자촌이라고 불리는 개포동 일대)을 도우면서 시작됐다"며 "이번 홈리스월드컵과 같이 비건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홈리스월드컵 후원 : 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96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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