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주면 ‘킹산직’ ‘킹술직’ 최고”…기술직으로 몰리는 Z세대 [오늘도 출근, K직딩 이야기]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11. 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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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사이에서 사무직 선호 현상이 낮아지고 있다. 연봉이 높다면 생산직, 기술직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쌍용차(현 KG모빌리티) 생산 공장 모습. (매경DB)
# 20대 취준생 A씨는 최근 기아 생산직 채용에 지원했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사무직에 취업한 동기들의 현실을 보고 결심했다. 박봉과 야근에 시달리고, 장시간 사무실 근무로 건강이 악화되는 친구들을 보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기아 생산직 채용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평균 연봉 1억원에 정년 보장, 그리고 각종 복지 혜택이 주어진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교대 근무로 정해진 시간에만 근무하면 되고, 추가 근무하면 잔업 수당까지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지방 공장에서 근무해야 하지만 A씨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서울에 미련이 없었다. A씨는 “돈도 많이 주고 생활도 규칙적인 기술직, 생산직이 훨씬 낫다고 본다. 사무직에서 시작한다고 무조건 임원 가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설명했다.

채용 시장에서 사무직 선호 현상이 날로 감소 중이다. 적은 연봉에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사무직을 선호하던 과거와 달리, 육체 노동 강도가 세더라도 수익이 좋은 생산직, 기술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생산직 채용 공고를 냈을 때 ‘킹산직(킹+생산직)’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뜨거웠다. 최근 채용을 시작한 기아의 경우 ‘10만 지원 대란설’이 돌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매칭 채용 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Z세대 취준생 2446명을 대상으로 ‘연봉 3000만원 사무직 vs 연봉 5000만원 기술직’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봉 5000만원 기술직’을 선택한 비중이 72%로 우세했다.

또 월급, 워라밸 등 조건이 괜찮다면 기술직으로 취업할 의향이 있는지도 물어봤는데, 77%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기존 사무직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직업 선호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직 취업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어서’가 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대체 어려운 기술을 보유할 수 있어서’가 23%, ‘정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서’가 8%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서(6%)’ ‘조직 생활 스트레스가 덜해서(4%)’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기술직 취업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육체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라는 의견이 36%로 가장 우세했다. 이어 ‘근무 환경이 열악할 것 같아서’가 31%, ‘기술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가 17%로 뒤를 이었다. ‘근무 시간이 고정적이지 않아서(8%)’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 같아서(5%)’라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한편, Z세대 취준생이 직장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연봉’이 47%로 가장 압도적이었다. 이어서 ‘근무 환경’이 14%, ‘복지’가 12%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나의 발전 가능성(11%) ▲적성과 흥미(11%) ▲근무 시간(4%) ▲안정성(2%) 순으로 나타났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부문장은 “연봉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Z세대는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직에 큰 매력을 느낀다”라며 “최근에는 성별을 불문하고 목수, 도배사 등 육체적 강도가 높은 직업에도 망설임 없이 도전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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