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고’ 3170조…저가 밀어내기 장기화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저가 밀어내기 수출’이 장기화하면서 해상 운임 상승 등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기업이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우위를 가진 프리미엄·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단가는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1~4월 중국의 수출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2% 하락했고, 수출 물량은 8.7% 늘었다.
중국의 저가 수출 밀어내기가 계속되는 배경엔 내수 부진으로 인한 공급 과잉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 생산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년 동월 대비 6% 내외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부동산 위기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 5월 중국 산업재고는 16조7000억 위안(약 3170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중국의 저가 공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수출단가가 하락하면 수출 채산성은 악화하지만, 중국은 위안화 약세와 낮은 생산자물가를 바탕으로 수출 채산성이 양호한 상황이다. 지난 1~4월 중국의 수출 채산성 지수는 107.4로 2017~2021년 평균(99.8)을 웃돌았다. 보고서는 “중국이 안정된 수출 채산성과 저렴한 제조원가를 바탕으로 저가 수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저가 수출은 여러 측면에서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 통행 차질 등으로 해상운임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는 한국 기업들의 물류비 압박 요인이다. 한국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는 지난해 평균 1359에서 지난 7월 1일 4778로, 3.5배 상승했다. 한국 수출(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항공 운송 비중이 높은 5대 정보기술(IT) 품목을 제외)의 88.8%는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과 가격 경쟁이 힘든 상황에서 품질로 차별화할 수 있는 품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가전, 친환경 연료 액화천연가스(LNG) 선박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유럽연합(EU) 등의 대중국 견제 조치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한편, 품질 경쟁력 고도화와 제품 차별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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