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평등 [신간]

피케티와 샌델은 100년, 200년 전 평등을 향한 여러 사회 운동이 진보를 일궈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 체제와 삶의 지나친 상품화가 부와 소득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는 결론에 이른다. 아이러니하게도 평등을 향한 움직임이 더욱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불러일으켰다는 얘기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연대 개념은 사라지고 있으며, 사회 여러 계층이 섞이는 일은 갈수록 줄고, 부자와 가난한 이가 살아가며 마주칠 일도 점점 더 줄어드는 현실을 지적한다. 특히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본재가 돼야 하지만 지금은 상품화가 심해진 교육과 의료, 주택, 공공 서비스 문제도 꼬집는다.
두 석학은 불평등을 경제적·정치적·사회적 불평등 세 가지로 나눠 조명한다. 오늘날의 세계화와 능력주의, 불평등한 기본재 접근권, 기울어진 정치 참여, 사라진 노동의 존엄성 등 다양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친다. 기부 입학이 왜 문제가 되는지, 소득·임금 격차가 어떻게 사회적 격차를 불러오는지, 부자와 거대 기업의 조세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민자 배척과 외국인 혐오 정서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우리가 노력하면 과연 성공할 수 있는지 등 질문을 던진다.
이어 교육·의료 등 기본재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투자, 더 높은 누진 과세 체제, 부유층의 정치력 통제, 기업에서의 노조 역할 확대, 대입과 선거에서 추첨제 활용, 시장의 과도한 확장 억제 등 여러 대안을 제시한다. 대담하다 못해 다소 급진적이기까지 하지만 두 석학의 대담한 시대 제언을 통해 불평등이 왜 문제인지, 평등이 왜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1호 (2025.05.28~2025.06.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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