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침묵을 넘어 슛조차 날리기 힘든 케인, 콩파니 축구는 맞지 않는걸까?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해리 케인이 골을 못 넣는 경기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슛 자체를 거의 날리지 못하는 경기가 반복된다면 문제가 있다.
7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도이치방크 파르크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6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와 3-3으로 비겼다.
앞선 5라운드 기준으로 1위와 2위였던 두 팀의 승부였다. 바이에른은 무승부 이후에도 4승 2무로 선두는 유지했다. 그러나 RB라이프치히와 승점이 같은 가운데 골득실 차이로 겨우 1위다. 프랑크푸르트는 4승 1무 1패로 3위가 됐다.
바이에른은 최근 컵대회 포함 3경기에서 2무 1패에 그쳤다. 만날 당시 분데스리가 2위였던 바이엘04레버쿠젠과 프랑크푸르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현재 5위인 애스턴빌라 모두 강한 상대였다. 강팀을 만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양상이 보인다.
이 3경기의 공통점은 필드골의 부족이다. 바이엘04레버쿠젠전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의 중거리 슛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이어 애스턴빌라전에서 0-1로 패배했다. 프랑크푸르트전은 수비수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세트피스 득점에 이어 마이클 올리세의 슛이 유일한 오픈 플레이 상황 필드골이었다. 강팀 상대 진검승부가 벌어질 때마다 공격수들이 무득점에 그치는 양상이 반복된다.
팀 슛 횟수가 적은 것도 아니었다. 올리세의 골은 프랑크푸르트전 후반에 나왔다. 이 경기 전반전까지, 즉 최근 두 경기 반 동안 바이에른이 시도한 총 슛은 48회나 됐다. 그런데도 세계 최고 결정력의 소유자 케인과 여러 킥의 달인으로 구성된 바이에른 공격진이 이 225분 동안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케인의 무득점이 주목받는 이유는, 슛을 하고 못 넣은 게 아니라 아예 시도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레버쿠젠전 슛을 아예 하지 못했고 빌라, 프랑크푸르트전은 각각 슛 2개씩 날리는 데 그쳤다. 프랑크푸르트전 슛 중 하나가 직접프리킥이었음을 감안하면 시도 횟수는 더 줄어든다.
케인이 원래 '난사'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던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4.6회의 슛을 시도했고, 토트넘홋스퍼 시절에도 보통 경기당 3.5회 이상의 슛 시도 횟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적다.
바이에른이 강팀을 만나 매우 격렬한 압박과 빠른 공수전환으로 승부를 걸 때 케인의 느린 발이 미처 경기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케인은 단순한 스피드가 아니라 몸동작 자체가 느린 편이다. 민첩하지 못하지만, 남들은 민첩하게 몸을 돌려야 슛이 되는 반면 케인은 강력한 킥력으로 자세가 이상한 상황에서도 강슛이 나간다는 그만의 독특한 강점이 있다. 그런데 숨 가쁘게 게겐프레싱에 가담하고 위치를 바꿔가며 플레이해야 하는 현재 바이에른에서는 케인이 골대 근처에서 공을 잡는 상황 자체가 잘 나오지 않는다.
케인은 올리세의 득점 상황에서 절묘한 뒤꿈치 패스로 공을 흘려줘 모처럼 도움을 기록했다. 그밖에는 압박에 열심히 가담했지만 한 박자 느린 장면이 보이는 등 기여도가 크지 못했다.
케인은 20대 중반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하던 토트넘에서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잘 소화한 바 있다. 하지만 20대 후반부터는 토트넘이 역습 위주 팀으로 바뀌었고, 이는 잉글랜드도 대체로 그랬다. 케인은 갈수록 느리지만 묵직한 공격수로 캐릭터를 잡아 왔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역시 경기 템포가 빠르고 조직적이라기보다 케인과 같은 선수들의 클래스를 살리는 쪽이었다.
현재 뱅상 콩파니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비록 최근 경기들에서 결과는 내지 못했으나 긍정적인 방향성을 인정받고 있다. 다만 템포가 빠를수록 주전 공격수 케인의 위력이 감소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해결책이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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