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이상 묶인 유엔기념공원 일대 건축 규제 해제 본격화

부산 남구에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 일대의 건축 규제가 조만간 풀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원을 관리하는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CUNMCK)가 공원 일대 건축 규제 완화에 조건부 동의하면서다.
부산시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유엔기념공원 주변 경관지구 관리 방안'에 대한 시의 제안을 위원회가 조건부 동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정기총회에는 부산시, 유엔기념공원 관리처 관계자, 국제관리위원회 소속 11개국 대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에 따르면 현재 유엔기념공원 일대 26만㎡는 특화경관지구로 지정돼 있는데, 이번 조건부 동의를 통해 이를 해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 공원 일대에는 아파트 4~5층 높이인 12m로 고도제한이 걸려 있어 개발에 제약이 따랐는데 이번 경관지구 해제로 고도제한이 해제되면 이 일대에 재개발·재건축이 법적으로 가능해진다. 또 유엔묘지 인근 11만 5700㎡에 설정된 자연경관지구도 일부 해제하는 데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가 동의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유엔기념공원 일대를 지형에 따라 2개 구역으로 나눠 건축물 높이 제한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비교적 고도가 높은 지형에는 높은 건물을 세울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고도가 낮은 지형에는 비교적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또 건축물 용도와 외관을 제한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경관지구 해제에도 경건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는 시의 이런 제안을 듣고 지구단위계획 수립 과정에 협의한다는 조건으로 경관지구 해제에 조건부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 공식 묘지다. 한국전쟁 때 전사한 14개국 2300여명의 전몰 용사가 안장돼 있다. 1951년부터 조성된 유엔기념공원은 대한민국이 유엔에 영구 기증한 세계 유일의 유엔 공식 묘지로, 유엔 총회 결의에 따라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다. 1971년부터 지정된 경관지구 완화를 위해선 국제관리위원회와의 합의가 필요하다.

부산시는 건축 규제 완화와 함께 유엔기념공원의 존엄성과 상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도시 기능 회복과 주거 환경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도시재생 차원의 관리 방안을 마련해 세계유산의 가치와 주민 생활 여건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계획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국제관리위원회와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세계유산의 가치와 주거 환경 개선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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