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집서 고양이 30마리와 사는 女..'유명가수' 누나였다

이보람 2022. 8. 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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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채널 '궁금한Y' 캡처.

80년대 유명 가수의 누나인 한 여성이 재개발을 앞두고 쓰레기로 가득한 집에서 고양이 30마리와 살고 있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5일 SBS ‘궁금한이야기Y’에서는 재개발로 인해 철거를 10일 앞둔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김미숙(가명) 씨의 사연이 방송됐다.


고양이 배설물과 쓰레기 가득 찬 집…수급비로 고양이 영양제

제작진이 찾아간 김 씨의 집은 고양이 배설물과 쓰레기로 가득 차 신발을 신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 그는 전등도 켜지지 않고 온수도 나오지 않는 집에서 10년째 고양이를 키우며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10여 마리의 고양이만 있었으나 어느새 30마리로 늘어났다고 김씨는 전했다. 그는 기초수급비로 받은 돈을 모아 고양이를 위한 유산균 등 건강보조식품까지 사 먹이고 있다고 한다. 아픈 고양이들을 병원에 데려갈 여력이 없어 집에서 직접 치료를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고양이들 역시 오물과 쓰레기가 가득한 방과 좁은 케이지에서 갇혀 지내며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유튜브채널 '궁금한Y' 캡처.

유일한 가족인 동생은 80년대 유명 가수

김 씨의 지인은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가족이 동생 하나다. 동생이 공인”이라며 “언니는 가족들한테 폐를 끼칠까 봐 얘기만 나와도 부들부들 떤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수소문한 결과 김 씨의 유일한 가족은 80년대 유명했던 가수 김모 씨였다. 동생 김 씨는 제작진과 통화에서 “누나의 상황을 알고 있다”며 “대화 자체가 안 된다. 방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생활비를 계속 대줬는데 누나가 모든 것들을 고양이한테 집중하더라. 자기 건강을 해치면서도 그러더라”며 “아파트를 얻어서 계약을 해줘도 고양이 때문에 안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생활비를 끊은 지 수년이 됐다면서 “생활비를 주니까 훨씬 더 많은 고양이를 데리고 오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나인 미숙씨가 고양이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혼자 살면서 고립돼 뭔가 외로움에서 기댈 곳이 필요했던 것 같다”면서 “누나가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미숙 씨의 사촌언니는 “미숙이는 원래 동생들 챙기고 식구들하고 같이 사는 거 이상의 욕심이 없었다. 그런데 동생이 조금씩 수입이 늘어나고 결혼을 하면서 남매 사이가 금이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득 끝에 소유 포기각서 작성…새 보금자리로 이사


유튜브채널 '궁금한Y' 캡처.

김미숙 씨는 과거 만화영화의 그림을 20년간 그린 애니메이터로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 그는 “누나니까 가족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생의 독립 후 아프고 버려진 고양이들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여워서 주워오는 게 아니다. (고양이가) 아프면 그냥 죽지 않나. 죽으면 너무 안 됐지 않나. 내가 아직 여력이 있으니까 데려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제작진들의 설득 끝에 고양이에 대한 소유 포기 각서를 작성했고, 지자체와 동물보호단체, 지역 동물병원이 나서 김 씨를 돕기로 했다. 그가 데리고 있던 동물들은 당분간 보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뒤 입양 보내기로 했다.

또 지저분했던 집 역시 깨끗하게 정리를 마쳤고, 지자체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하게 됐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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