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소년부터 시골 할머니의 꿈까지... 온 가족 함께 즐기세요
[안지훈 기자]
가정의 달을 맞이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함께 즐기는 뮤지컬이 극장가를 채운다. 영국 탄광촌 소년의 발레를 향한 꿈을 그려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와 시골 마을 80대 할머니들의 뒤늦은 한글 수업을 다룬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 그 주인공이다.
역경을 딛고 꿈을 이루는 건 장르를 불문하고 보편적인 서사지만, 주인공이 어린 소년과 할머니들이라는 점에서 두 뮤지컬은 남다르다. 여전히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 다수 뮤지컬과의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젊은 여성이 주요 관객층인 데 반해 <빌리 엘리어트>와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의 객석에는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관객들이 자리하는 특별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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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 사진 |
| ⓒ 신시컴퍼니 |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올리비에 어워즈 5관왕, 토니 어워즈 10관왕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고, 한국에서는 2010년 초연 이후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 라이선스 뮤지컬상을 포함하여 3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해 공연은 2017년 재연, 2021년 삼연에 이어 진행되는 네 번째 시즌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빌리 엘리어트>는 소년 빌리의 꿈을 다룬다. 발레를 하겠다는 꿈은 녹록지 않은데, 남성은 발레해선 안 된다는 20세기의 편견과 쇠퇴해 가는 탄광 공동체의 경제적 한계 때문이다. 꿈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자아내는 팽팽한 긴장감과 그럼에도 꿈을 이뤄가는 여정에서 비롯되는 감동이 뮤지컬의 완성도를 높인다.
성장 과정을 차근히 보여줘야 하는 빌리를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은 발레, 아크로바딕, 탭댄스 등 고난도의 안무를 소화해야 한다. 150cm 이하의 신장과 변성기가 오지 않은 목소리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이번 공연의 아역 빌리를 찾는 과정은 2024년 9월부터 시작됐다. 1년에 걸친 오디션 이후 하루 평균 6시간 동안 안무를 연습하는 '빌리 스쿨', 2025년 말부터 진행된 전체 리허설을 모두 통과한 끝에 비로소 아역 빌리로 무대에 올랐다.
2026년 공연을 빛내는 네 명의 아역 빌리는 2013년생 김승주, 2014년생 박지후, 2015년생 김우진, 2016년생 조윤우. 조윤우는 전 세계 최연소 빌리이기도 하다. 2010년 초연 당시 어린 빌리를 연기했던 임선우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성장해 2026년 사연에서 성인 빌리로 합류했다. 극 중에서 빌리의 꿈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꿈이 담긴 뮤지컬이기도 하다. <빌리 엘리어트>는 7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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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사진 |
| ⓒ 라이브(주) |
어린 여자아이를 뜻하는 방언 '가시나'는 '가장 시작하게 좋은 나이', '가장 시를 쓰기 좋은 나이' 등으로 변형되어 등장한다. 극 중 할머니들의 나이는 80대, 그동안 공연이나 각종 장르에서도 쉽게 주목하지 않았던 연령대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인지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연령대도 다양하다. 지난 19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배우 박채원은 "남녀노소 모두가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뮤지컬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분들에게 소개하기에도 좋다"고 설명하며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을 "가장 시작하기 좋은 뮤지컬"로 소개했다.
실제 할머니들의 시 중에서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수상작과 중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작이 뮤지컬 넘버의 가사로 쓰였다는 점도 특별하다. 김혜성 작곡가는 "할머니들이 쓰신 시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말맛과 사투리를 조금도 고치지 않았다"며 창작 과정을 설명했다.
할머니들의 가슴 뭉클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오는 6월 28일까지 서울 남산에 위치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후에는 지방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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