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짐싸야겠다"...멀쩡한 '슈퍼카' 수천대 있다는 두바이 슈퍼카 무덤의 근황
두바이의 '슈퍼카 무덤'
부자들이 '귀찮아서 버려'
저렴한 가격에 슈퍼카 경매로 나오기도
아랍에미리트의 두바디는 중동의 석유 부유국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부자들이 모여있는 나라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두바이의 길거리에서는 몇 억에 달하는 고가의 슈퍼카들을 쉽게 볼 수 있기도 한데요.
막강한 부를 자랑하는 두바이 부자들은 하루에도 수 억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두바이에서는 수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자동차들이 매년 약 3천 대씩 버려지고 있는데요.
아랍에미리트 토후국 샤르자에는 수천, 수만 대의 슈퍼카가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는 '슈퍼카 무덤'이 있습니다. 두바이의 슈퍼카 무덤은 현지 유튜버에 의해 알려져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두바이 슈퍼카 무덤에서는 17만 파운드(한화 약 2억 7000만원)에 이르는 람보르기니, 애스턴 마틴, 페라리, 부가티,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각종 슈퍼카가 별다른 흠집 없이 모래에 뒤덮여 방치되고 있는 기이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바이 부자들 '귀차니즘' 으로 슈퍼카 버려
두바이에 슈퍼카 무덤이 생기게 된 것은 두바이 부자들이 새 슈퍼카를 사고 기존에 타고 다니던 슈퍼카를 되팔기 귀찮다는 이유로 길가에 무단으로 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해오기 때문인데요.
두바이에서는 차량이 무단으로 버려지면 현지 당국에서 차량 소유자에게 안내문을 문자로 발송하고, 15일 이내 응답이 없으면 차량을 압류합니다. 차량 소유자는 압류된 6개월 동안 벌금을 내고 차량을 도로 가져갈 수 있는데요.
압류 6개월이 지나면 압류 차량은 두바이 정부의 재산이 됩니다. 정부에서는 압류 차량을 경매로 처분하거나 폐차장으로 이동시키게 되며 '두바이 슈퍼카 무덤'이 조성되게 된 것입니다.
두바이의 폐기물 관리 부서 책임자인 압둘 마지드 세이파이는 "버려진 일부 자동차가 도로를 방해하거나 안전에 영향을 미치면 결국 압수 또는 이동되지만 다른 일부는 수년 동안 그대로 방치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인이 슈퍼카 몰다가 본국으로 도주하기도
두바이는 이슬람의 샤이라법을 따르고 있는데요. 엄격한 부채 상환법에 따라 빚을 갚지 못하면 형사처벌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랍에미리트에 거주중인 외국인의 비율은 85%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아려져 있는데요.
이 중 두바이에서 슈퍼카를 몰고 다니다가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자신의 슈퍼카를 버려둔 채 본국으로 도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체포되어 두바이 감옥에 수감되느니 차량을 버리고 두바이로부터 도망치는 것입니다.
실제로 사막에 버려진 차량들은 람보르기니, 페라리, 애스턴마틴 등 2억 이상의 차량들을 비롯해 초고가의 차량이 많았으며 차량의 상태는 모래 먼지만 뒤덮였을 뿐 별다른 흠집이나 문제는 없었습니다.
현지 언론에 다르면 두바이 부자들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버려지는 슈퍼카는 매년 2000~3000대에 이르며 경미한 교통사고로 차량을 수리하는 것이 귀찮아 새로 차량을 구입하고 기존 차량은 버리는 부자들도 적지 않다고 전해졌습니다.
버려진 슈퍼카는 순찰차로 재사용
압류된 슈퍼카 일부는 두바이의 경찰 순찰차로도 사용됩니다. 두바이 경찰은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최고급 스포츠카를 순찰 차량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과거 두바이 경찰은 시내 거리의 차 대부분이 배기량이 높은 차량이기 때문에 교통 법규를 어긴 차량 또한 시속 300km가 넘는 차량인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두바이 경찰은 슈퍼카로 순찰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17년 두바이 경찰의 슈퍼카 '부가티 베이론'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찰차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실제 순찰 업무에는 투입되지 않으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주 목적이라고 합니다.
두바이 슈퍼카 무덤 경매 사이트도 생겨
예비 부품 반값에 사기 위한 구매자들 몰리기도
한편 버려진 슈퍼카가 넘쳐나는 이 무덤의 소식에 두바이에는 새로운 일자리도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려진 슈퍼카를 수집해 판매하는 직업은 현재 연봉 3만 파운드(한화 약 4770만원)이며 경매 사이트도 생겼다고 합니다.
버려진 슈퍼카가 경매에 나오면 신차 가격 10만 달러(한화 약 1억 1180만원) 정도의 차량을 4만 달러(한화 약 4470만원)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차를 좋아하는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저렴한 가격에 고가의 슈퍼카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일정 시간 사막에 방치되어있던 차량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특히 두바이 지역의 특성상 차량을 뒤덮은 모래 먼지로 각종 부품의 노후화, 기능 고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두바이 슈퍼카 무덤의 차량이 경매로 나와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꼼꼼하게 부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신중히 구매할 것을 조언하며 가격만 보고 쉽게 구입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 차량은 폐차장으로 옮겨온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보존 상태가 좋아 몇몇 사람들은 이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슈퍼카들의 예비 부품을 구하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두바이 슈퍼카 무덤의 현장을 공개한 유튜버 모신 라티프는 "이곳에서는 슈퍼카와 럭셔리카, 빈티지카 그리고 클래식카까지 모든 차종을 찾을 수 있다"며 "이곳에는 예비 부품을 반값에 사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