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하이닉스 성과급, 이해관계자 행복 해치면 바꿔야”

박영우 2026. 7. 1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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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이렇게 돈을 많이 벌 줄 몰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불거진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제도를 만들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칠 수 있다”며 “노사와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명하게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성과급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노사 합의에 따라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별도 상한 없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지급 규모가 크게 늘면서 주주와의 이해관계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5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회사의 목적이 구성원의 행복이지만 그 행복은 이해관계자와 함께할 때 지속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깨면서 구성원(임직원)만 행복해져서는 안 된다”며 “성과급이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에게 실제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해치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제도에 손을 대고 바꿔야 한다”면서도 “현재 모든 사람이 성과급 제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며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했다. 또 “서로의 인식을 공유하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며 “조금 더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어 인공지능(AI) 투자 경쟁 확산으로 내년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며 경기 용인은 물론 미국 등 가능한 지역에서 생산능력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AI 반도체 수요는 올해보다 60~100% 늘어날 것으로 보지만 공급은 거의 늘지 않는다”며 “메모리 확보는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각국의 경제안보 이슈가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공급 확대를 위해 국내외 생산시설 후보지를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용인은 물론 미국에도 가능하면 공장을 지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생산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곳을 모두 찾아 속도와 규모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공장은 착공부터 양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며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과 다른 견해를 내놨다.

최 회장은 “지금 가격은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며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 PC와 스마트폰 가격이 오르는 ‘칩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전체를 보면 마진율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공급을 늘려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급 확대를 미루고 가격 상승에만 의존하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가격만 계속 올리면 시장이 줄어들고 새로운 참여자가 뛰어들게 된다”며 “눈앞의 이익만 가져가려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산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키고 시장점유율과 규모를 키워야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오히려 공급을 늘리는 속도보다 수요 증가가 더 빨라 가격이 더 오를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인프라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AI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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