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니폼이 오픈마켓서 56만원? “암표상이랑 뭐가 다르냐”

이다연 2024. 10. 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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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팀 두산베어스 팬인 송모(50)씨는 지난 5월 조기품절된 두산베어스의 굿즈를 쿠팡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가 1만2000원인 팔각 응원배트가 쿠팡에서는 약 1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쿠팡,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입점해야 한다.

쿠팡에 따르면 매출 30억원 이하 쿠팡 입점 소상공인 수는 2015년 1만2000명, 2021년 15만7000명에 이어 2023년 상반기 21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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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팀 두산베어스 팬인 송모(50)씨는 지난 5월 조기품절된 두산베어스의 굿즈를 쿠팡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정가 1만2000원인 팔각 응원배트가 쿠팡에서는 약 1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기캐릭터 ‘망그러진곰’과의 컬래버레이션이었다. 8만5000원짜리 유니폼은 56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올라와 있었다. 네이버 오픈마켓에서는 20만~40만원으로 값이 각양각색이다. 송씨는 “(오픈마켓이) 단속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콘서트 티켓을 몇 배나 더 올려 파는 암표상이랑 다를 바가 없는 행태”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인기 상품을 선점해 비싸게 파는 ‘되팔이’ 행위가 유통업계에서 성행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최신 게임기를 비롯한 디지털 카테고리 제품도 고가의 되팔이가 흔하다. 문제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아닌 쿠팡, 네이버 등 대형 오픈마켓에서 횡행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농심 먹태깡 품귀 사태 당시에도 당근이나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뿐만 아니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에서도 2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가 됐다. 쿠팡 측은 당시 먹태깡 되팔이를 막기 위해 셀러에게 경고 차원의 안내를 하기도 했다.

쿠팡,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려면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입점해야 한다. 쿠팡에 따르면 매출 30억원 이하 쿠팡 입점 소상공인 수는 2015년 1만2000명, 2021년 15만7000명에 이어 2023년 상반기 21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셀러가 57만 명을 기록해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플랫폼 업체들은 ‘악성’ 되팔이 판매자를 규제하기 쉽지 않다면서 사실상 팔짱을 끼고 있다. 오픈마켓은 기본적으로 판매자들이 제품 가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고 매일 수많은 상품이 등록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제재할 뚜렷한 규정도 없다는 것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항의가 들어오면 규제를 할 순 있으나 매번 그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른바 ‘흔싸귀비(흔하면 싸고 귀하면 비싸다)’는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리셀러’들의 고가 되팔이가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논쟁 중 한 네티즌은 “세금 내는 사업자로서 쿠팡에 물건을 올려놓으면 가격이야 파는 사람 마음 아니냐. 안 팔리면 내리는 거고, 팔리면 그게 시장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악의적으로 품귀 가능성 있는 물건을 대량구매해 판매하는 행위를 온라인몰이 방관하면 안 된다는 것이 다수 소비자의 의견이다. 한 오픈 마켓 이용자는 “일반 이용자들은 대형 오픈마켓이 물품을 정가 수준이나 그 이하로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는 상식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악성 되팔이가 많아지면 해당 오프마켓의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아마존 등 해외 플랫폼은 일부 제품의 정상 가격을 옆에 안내하면서 고가로 되파는 거래를 일정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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