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장동혁·오세훈·조국·한동훈…잠룡 5인, 오늘 운명 갈린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여야 주요 정치인의 운명이 달린 차기 권력의 가늠자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이들은 진영의 리더로 거듭날 수도 있고, 반대로 돌이키기 힘든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전국 선거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여야 대표의 경우의 수는 복잡하다. 대표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명운이 걸린 핵심 지역은 전북지사 선거다. 앞서 정 대표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역 청년 식사 자리서 대리기사비 지급 의혹이 불거진 김관영 무소속 후보에게 제명 처분을 내렸다. 만약 김 후보가 이원택 민주당 후보를 꺾으면 책임의 화살은 자연스레 정 대표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 호남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무소속의 약진을 얼마나 차단할지도 관건이다. 정 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광주·전남을 4차례 찾으며 공을 들인 이유다. 경기 평택을 선거 결과도 김용남 후보를 공천한 정 대표의 성적표로 직결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북지사 선거에서 이기고, 서울·부산시장을 탈환하면 선방으로 봐야 한다. 이에 더해 평택을, 부산 북갑 등 보궐선거까지 전승하면 정 대표는 연임 대표 이상의 정치적 상징 자본을 얻는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지도부 인사는 “대통령 지지율 60% 에 기대어 치른 선거다. 서울·부산을 이겨도 전북, 평택을, 부산 북갑 중 하나만 내줘도 정청래 책임론이 불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회생과 몰락의 갈림길에 섰다. 장 대표의 마지노선은 제명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부산 북갑이다. 만약 한 후보가 생환하면 제명을 주도한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흔들린다. 반대로 북갑 선거와 서울·부산시장 선거, 열세 지역인 충남·강원지사 선거 등에서 반전을 일궈내면 불안정한 입지를 뒤집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장 대표가 선거운동에 돌입 뒤 몸을 낮춰 잡음을 최소화한 점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선전하더라도, 장 대표 공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란 관측도 있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리더십 부재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원 투수로까지 나선 상황이라 ‘장동혁 덕분에 승리했다’는 평가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에 직접 등판한 후보들의 종착지는 승리 혹은 패배 둘 뿐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승리하면 이재명 정부 아래에서 수도 서울을 사수했다는 정치 훈장을 얻게 된다. 확실한 원톱이 없는 보수 진영의 차기 리더로 치고 나갈 수도 있다. 반면에 패배하면 오 후보의 진영 내 입지는 쪼그라든다. 특히 후보 등록 국면에서 보수 쇄신을 내세운 오 시장과 충돌했던 강성 보수층과 당 주류를 중심으로 비토론이 적잖을 전망이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의원직을 상실한 조국 조국혁신당 평택을 후보에게 국회 재입성은 ‘정치적 면죄부’를 뜻한다. 진보 진영의 권력 재편 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할 종잣돈도 마련하게 된다. 반면 패배 땐 평택을은 조 후보의 정치적 무덤이 될 수도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패배 시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1인 정당 이미지가 강한 조국혁신당도 존폐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했던 한동훈 무소속 후보는 부산 북갑에서 승리하면 보수 진영 재편의 중핵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영남 중진 의원은 “원외 시절과 완전히 다른 정치적 체급을 갖추게 되고, 동시에 복당 여론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패배 땐 한 대표에게 반감이 큰 강성 보수층에서 북갑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타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 등도 승리시 본인들의 희망과 무관하게 대권 잠룡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큰 주자들이다.
손국희ㆍ양수민ㆍ오소영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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