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편성 갈등, 흔들리는 국내 드라마 제작 생태계 [기자수첩-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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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편성을 논의하다가 tvN 채널로 이동한 드라마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의 재산을 가압류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는 그저 방송사 간의 경쟁이 아닌, 국내 드라마 제작 생태계가 마주한 제작 환경, 윤리적 책임, 산업의 구조적 불균형 등 근본적인 문제들을 반영하고 있어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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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은 예정대로
MBC 편성을 논의하다가 tvN 채널로 이동한 드라마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의 재산을 가압류하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는 그저 방송사 간의 경쟁이 아닌, 국내 드라마 제작 생태계가 마주한 제작 환경, 윤리적 책임, 산업의 구조적 불균형 등 근본적인 문제들을 반영하고 있어 논란이다.
12일 MBC는 "'정년이'와 관련해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의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에서 지난 10일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있다고 판단,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하였다"고 밝혔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다.
MBC는 '정년이' 편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을 협의해왔으며 자료 조사와 캐스팅 등 사전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제작비는 회당 20억 원 이상을 약속했다. 그러나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이 회당 28억 원을 제안하면서 편성이 tvN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MBC에서 '정년이'를 연출하기로 한 '옷소매 붉은 끝동' 정지인 감독이 tvN으로 이탈했다. MBC 입장에서는대본 리딩부터 시작해 자료 조사, 장소 섭외, 미술, 소리 등 이미 사전 제작 준비에 돌입해 피해가 막심한 것은 물론, 인력 손실을 겪어 타격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자 MBC는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하면서 논란이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다만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이 아닌 만큼 '정년이'는 오는 10월 12일 예정대로 첫방송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내고 "MBC는 제작사들과 '정년이'와 관련된 구두합의를 포함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제작사는 명시적인 편성 확정을 고지 받은 적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기사에 보도된 MBC 대거 인력 유출은 사실 무근이며, 실제로 MBC를 퇴사한 것은 감독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감독의 퇴사 결정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감독의 자발적인 결정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년이' 사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제작사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MBC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는 점은 윤리적 책임과 도의적 판단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는 방송사와 제작사 간의 단순한 계약 문제를 넘어,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의 상생과 윤리적 기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상생이 힘들어진 드라마 제작 생태계 구조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제작비 상승과 글로벌 OTT 시장의 확대로 인해 드라마 제작 환경이 변하는 동시에 제작비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사들이 드라마 편성을 두고 벌이는 경쟁도 단순한 프로그램 확보를 넘어 거대한 자본의 흐름을 좌우하는 전쟁이 됐다.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이면에는 단기적인 이득을 위해 드라마 제작 구조를 흔드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산업 전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드라마 제작으로 눈 앞의 것에 집중하는 구조가 시스템이 아닌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생태계 조성이 한국 드라마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선시 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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