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서 털어낸 기업대출 반년 만에 2조5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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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이 손실을 떠안거나 외부 기관에 헐값에 파는 형태로 정리한 부실 기업대출 규모가 한 해 동안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2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상각하거나 매각한 기업 대출 관련 부실채권은 총 2조4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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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고금리 터널 속 경영난 심화
코로나 금융지원 잠재 리스크까지
국내 5대 은행이 손실을 떠안거나 외부 기관에 헐값에 파는 형태로 정리한 부실 기업대출 규모가 한 해 동안 두 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2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길어진 고금리 터널 속에서 은행 빚조차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년째 계속돼 온 금융지원이 끝나자마자 리스크가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는 현실은 우려를 더욱 키우는 대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상각하거나 매각한 기업 대출 관련 부실채권은 총 2조4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2% 늘었다.
은행은 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된 부실채권을 매각이나 상각을 통해 처리하게 된다. 부실채권 매각은 채권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이를 넘긴 것이다. 상각은 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갖고 있던 부실채권을 아예 장부에서 지워버렸다는 의미다.
은행은 보통 고정이하여신이란 이름으로 부실채권을 분류해 둔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유형별로 보면 조사 대상 은행들이 매각 처리한 기업 부실채권만 2조31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2.6% 급증했다. 상각은 4347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의 기업 관련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가 6207억원으로 146.4%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역시 5821억원으로, 신한은행은 4426억원으로 각각 42.5%와 95.6%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4145억원으로, 국민은행은 4066억원으로 각각 25.8%와 141.7%씩 기업 관련 부실채권 상·매각이 늘었다.
은행들이 회수를 포기하는 기업대출이 많아졌다는 건 그 만큼 경영 상 어려움에 빠진 차주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쌓여가는 이자 부담에 연체가 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를 유지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사라진 직후 이처럼 부실 기업대출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금융지원이 아니었다면 연체로 이어졌을 대출 중 상당수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억눌려 오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직후인 2020년 4월부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실시돼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3년 넘게 지속되다가 지난해 9월 종료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따른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금액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76조2000억원에 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잡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은행에서 당장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건 기업대출 부문"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누적된 고금리 부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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