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XX' 尹비속어 논란, 국회서 공방..野 "국격 무너져"

김성훈 2022. 9. 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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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리-野김원이, 국회서 설전..언성 높이기도
한·미 '48초 스탠딩 환담' 놓고 고성 오가
野 "사실상 인사" vs 한총리 "이후에도 대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한 총리는 “무슨 얘기인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분들도 많다”는 취지로 야당 공세에 맞서며 진땀을 흘렸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짧은 환담’ 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野김원이 “尹, 미 의회·대통령 한방에 보내버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 대통령께서 다른 자리도 아니고 미국 대통령과의 공식 행사장에서 미국 국회는 ‘이xx’으로, 미국 대통령은 ‘쪽팔려’ 한방으로 보내버리셨다”며 한 총리를 강하게 질책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는 영상을 재생하고 “윤 대통령이 대화 도중에 늘상 사용하는 관용어구 또는 추임새 같은 거인가 보다. 참담하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무너졌다. 사고는 대통령이 쳤는데 부끄러움은 대한민국 온 국민의 몫”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자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나오면서 박진 외교장관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모습이 공개됐다. 이 발언에서 ‘국회’는 미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 총리 “윤 발언, 명확하지 않아…정식 회의장도 아니다”

한 총리는 ‘현지에서 (윤 대통령 발언 관련) 보고가 없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어떤 상황에서 저런 말을 하셨는지 제가 명확하게 단정할 수 없다”며 “보고는 있었지만 주장이나 얘기가 있었다는 정도지 명확히 어떤 내용인지를 들은 사람은 드문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한 총리에게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과 관련 사과를 요구하자 한 총리는 “제가 사과를 해야 하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통령께서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말하신 것이냐. 방금 보여주신 영상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안 보인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 카메라에 녹화가 됐다. 그게 숨겨지겠느냐” “대통령이 비공식 자리면 대통령이 사적 발언을 통해서 이런 욕설과 비속어를 써도 되느냐”고 재차 지적하자 한 총리는 “사실이라면 적절치 않다”면서도 “(동영상) 보여준 거에 의하면 정식 회의장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기자들에게) 간곡한 요청을 하는 문자를 보낸다. ‘공식석상이 아니었다, 외교상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보도에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다”면서 “나라 망신은 대통령이 시켰는데, 국민과 언론의 눈과 귀가 가려지겠느냐”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尹-바이든 ‘48초 환담’ 놓고 고성도…野 “이게 정상회담이냐”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짧은 환담을 두고도 입씨름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만난 48초 동안의 스탠딩 환담, 사실상 인사인데 이게 한·미 정상회담의 전부냐”고 따졌다.

이에 한 총리는 “48초라고 그러셨느냐. 확실한 시간이냐.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스탠딩으로 잠시 악수를 한 게 전부라고 거듭 주장하자 한 총리는 “그 회의가 끝나고 바로 리셉션도 있으셨을 것”이라며 “리셉션에서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충분하게 현안 등을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48초라는 의원님 말씀에 동의할 수 없다. 48초에 이어 리셉션에서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 과정에서 김 의원에게 “제 말씀도 좀 들어보시라” “의원님이 상당히 국민들을 혼동시킨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국민들이 보고 있다. 그런 식으로 진실이 덮이지 않는다”고 하자 한 총리는 “국민들은 지금 의원님도 보고 있다”며 받아치기도 했다. 두 사람 간 언성이 높아지자 의원석에서도 항의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30분간 회담을 두고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일방적 구애 끝에 일본 총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태극기도 꽂지 못한 채 환담했다”며 “왜 태극기 설치를 하지 못했느냐”고 따졌다.

한 총리는 “풀어사이드(약식회담) 에서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경우에는 (태극기가) 없겠죠”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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