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흑백요리사 쇼크…"밀크티 대회부터 다시 시작해라"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쇼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홍콩과 대만을 휩쓸고 있다. 9일 홍콩 종합지 ‘명보’와 대만의 ‘중국시보’는 전날 종방한 흑백요리사의 최종 우승자와 관련 신드롬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현지 요식업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분발을 촉구하는 분석 기사도 등장했다.
이날 홍콩 명보는 '일반 요리사의 하극상'이란 제목의 지면 기사에서 “자칭 ‘나폴리 맛피아’라는 신인 요리사 권성준이 2010년 ‘아이언 셰프’ 우승자 에드워드 리를 물리치고 상금 3억원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최종 승부에 대해 “에드워드 리가 대담하고 혁신적인 기술로 한국식 떡볶이 디저트를 만들었고, 권성준은 양고기 이탈리아 라비올리로 맞받는 혁신과 전통의 대결을 펼쳤다”고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대만 중국시보도 이날 5면 기사에서 “9월 중순 넷플릭스 방영 직후부터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 4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28개 지역에서 톱 10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흑백요리사가 3주 연속으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시청수 기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홍콩의 유명 칼럼니스트는 현지 요식업계의 분발을 촉구했다. 지난 4일 위안미창(袁彌昌·46)은 조간 ‘AM730’의 기고문에서 “다양한 요리를 비비고 융합하는 한국요리를 프랑스·이탈리아·중국·일본 4대 요리에 더해 세계 5대 요리로 끌어올렸다”라며 “한국 요리 스타일은 앞으로 세계 정상급 셰프가 꼭 갖춰야 할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레딩대 박사로 홍콩대 명예강사인 그는 “이 프로그램으로 적어도 40개 이상의 한국 식당이 단숨에 세계 유명 레스토랑 명단에 추가됐고, 사람들이 한국을 여행해야 할 이유를 보탰다”고 적기도 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오늘날 홍콩의 현지 및 중국 요리는 쇠락해 유명 셰프는 모두 홍콩인이 아니다”라며 “홍콩은 먼저 밀크티 대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자조했다.
대만 경제주간지 신주간(新周刊)은 8일 흑백요리사가 한식을 세계에 홍보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흑백요리사는 단순 리얼리티쇼가 아니라 민족국가가 부유해진 다음 단계에서 만들 수 있는 문화 수출품”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만은 과연 이러한 조건을 갖췄을까”라고 자문하면서 “미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갖추지 못한다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흑백요리사는 중국에서도 인기다. 중국의 동영상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豆瓣) 평점은 9일 현재 8.7을 기록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7.7 보다 높은 수치다. 다만 중국 당국이 넷플릭스 이용을 금지하고 있어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우회 접속하거나 불법 경로를 통한 시청만 가능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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