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되지 않은 김건희-김영선 텔레그램...이준석 "갖고 있지 않다"

곽우신 2024. 9. 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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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후속 보도 내용 일부 "사실 아니다" 부인...용산 공천 개입 논란 확산

[곽우신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 남소연
[기사보강: 19일 낮 12: 45]

"전혀 사실이 아니다." -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

예고됐던 <뉴스토마토>의 후속 보도가 나왔다. 가장 핵심이었던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 오간 구체적인 텔레그램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일부 사실로 밝혀진 부분과 함께 공천 개입 정황들을 추가로 보도했다(관련기사: "이준석-김영선, '김건희 공천개입 폭로' 논의 있었다" https://omn.kr/2a81q).

이에 정치권은 다시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김 전 의원과 이 의원 사이 연결고리들이 제시된 탓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의원은 해당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총선 앞두고 이준석 만난 김영선... 텔레그램 메시지 두고 줄다리기

<뉴스토마토>는 19일 보도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창구로 '명태균'을 지목했다.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위해 명태균씨가 활약했고, 그 배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는 게 기사의 요지이다. 명씨가 "사모(김건희 여사)하고 전화해가, (윤석열) 대통령 전화해가지고"라고 밝히는 내용의 녹취가 근거다.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려고, 녹음한 내용을 스피커폰으로 들려주기도 했다고 한다.

또, 김 전 의원이 지난 2월 국회의원 총선거 국면에서 개혁신당의 문을 두드렸다는 소문도 사실로 확인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의해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이 막히자, 공천 탈락(컷오프)에 반발한 김 전 의원이 개혁신당을 찾아갔다는 것. 김 전 의원은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대가로 최초 비례대표 1번, 추후 3번 자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9월 19일 자 뉴스토마토 3면.
ⓒ 뉴스토마토 PDF
당시 이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도 경상남도 칠불사에서 마련됐는데, 이 자리에 명씨와 함께 이 의원도 함께했다. 기사에는 또 다른 동석자가 A 의원으로 표기 됐지만, 복수의 다른 매체들은 A 의원을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으로 지목하고 있다. 천 의원이 기자회견문 초안 작업까지 했지만,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은 물론이고 이 의원도 비례대표 자리를 배분하는 데 난색을 표하며 최종 불발됐다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카카오톡으로 텔레그램 메시지 캡처본을 받았다"라고 썼다. 앞서 이 의원은 해당 매체 최초 보도에 등장하는 익명의 국회의원이 본인임을 밝히며,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보냈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봤다고 실토한 바 있다(관련기사: 이준석 "내가 A의원, 약간 꼬였다"...김 여사 총선개입 의혹 어찌되나 https://omn.kr/2a6sc).

다만, 갈무리한 해당 대화 내용까지 본인이 갖고 있지는 않다는 취지를 피력해 왔는데, <뉴스토마토>는 이 의원이 구체적인 메시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지적한 셈이다.

이준석 "김영선 폭로 시 비례 1번 제시? 사실 아니다"

이 의원은 보도가 나간 직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오늘 <뉴스토마토> 기사에서 언급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개입 의혹 폭로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제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건 김영선 전 의원 측의 기대와 요구였고, 개혁신당 측에서는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주변에 이야기한 것에 비해 폭로 내용이 완결성이 없을뿐더러, 대중적으로 논란이 있는 김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어서 거부되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래서 김 전 의원이 따로 공천관리위원장께 계속 안 되는 것을 요구하느라 공천관리위원장과 가족까지 상당한 불편을 겪으신 적이 있다"라며 "모든 것은 제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한 대로"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준석 의원은 이날 '텔레그램 캡처본을 확보한 게 맞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 남소연
김종인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가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기본적으로 내세우는 원칙이 있다. 나는 '전직 의원은 절대로 비례에 들어올 수가 없다' 얘기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선 의원이 무슨 처음에는 1번을 달라고 그랬다가 나중에는 3번 달라. 그건 얘기할 것도 없이 거론할 가치가 없으니까 난 상대도 안 해버렸던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김 전 위원장은 "(김영선 전 의원과 이준석 의원이) 칠불사에서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 나는 이건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도 "김영선 의원이 무슨 뭘 폭로를 하고 여기(개혁신당) 왔다고 그래서 그게 도움이 될 게 하나도 없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과 관련해서는 "그때 초기에 그런 소문을 내긴 냈던 것 같더라"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건희 공천 개입, 단정할 수 없다... 새로운 사실은 '2월 29일'"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의원을 향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이 갖고 있지는 않지만 봤다고 했던 텔레그램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라는 게 하나이고, 또 하나는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용산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밝히라는 요구다. 2022년 당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였고, 윤상현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한 인터뷰에서 "'드디어 김건희 공천 개입 사실로 드러날 것이다' 뭐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보도 내용을 봐서는 그런 내용을 알 수는 없었다"라고 해당 보도 내용을 평가절하했다.

도리어 "김영선 전 의원 측에서는 '나에게 비례대표 1번을 줄 테니까 김건희 여사의 비리를 폭로해 달라고 그쪽에서 요구했다'라는 식의 얘기를 하고 있는 거고, 또 이준석 의원 측에서는 '아니다, 김영선 전 의원이 자기가 폭로를 할 테니까 비례대표 1번이나 3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라며 "이상한 진실게임"이라고 규정했다.

"개혁신당 쪽의 문제인 것이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그건 알 수가 없다"라며 "지금 보도가 된 내용만으로 봐서는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단지 새로운 사실은 2월 29일 칠불사에서 모여서 서로 그런 얘기들이 있었다(라는 것)"라고 답했다. 개혁신당과 김영선 전 의원 사이에 있었던 모종의 논의에 더 화살을 돌리는 모양새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역시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부분에서 답변을 해야 될 분"은 "2022년 당시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때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준석 의원이었다"라고 지목했다. 이어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 사람이 "지금의 정황들로 놓고 본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만약 공천 개입을 했다면, 공천 개입을 당한 사실상 피해자"라며 "이 분들이 사실 확인을 해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분을 말을 자꾸 흐린다거나 묵묵부답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매우 비겁한 태도다'라는 비판을 국민들로부터 받게 될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은 이번 보도를 디딤돌 삼아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김건희 특검을 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됐다"라며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관련기사: 추석 직후 '김건희 특검' 압박 민주당 "또 거부하면 정권 몰락" https://omn.kr/2a85b).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명태균 게이트'의 문이 열렸다"라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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