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과 함께 ‘K-컬처’의 원조 격인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1974년 전통문화의 보전과 전승을 목적으로 개관한 한국민속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다섯 차례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설날을 앞두고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한국민속촌으로 떠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원조 ‘K-컬처’ 마을로
시간 여행 떠나요

30만여 평의 공간에 조선시대 마을 재현
한국민속촌(이하 민속촌)은 조선시대의 일상과 문화를 오롯이 담아낸 야외 민속박물관입니다. 전체 30만여 평(약 100만㎡)으로 크게 민속마을, 상가마을, 놀이마을, 장터로 나뉩니다. 중심부에 자리한 민속마을은 우리나라 각 지방의 실물 가옥 270여 채를 옮겨 짓거나 복원해 조성한 조선시대 촌락입니다. 정문을 지나 내삼문 안으로 들어서면 조선시대로 순간이동한 듯 시간 여행이 시작됩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공방 거리입니다. 여름에 인기 많은 부채공방을 지나면 짚신과 인형 등을 만드는 제웅공방, 방짜 유기를 만드는 유기공방, 대장간 등이 차례로 이어집니다. 각 공방에선 이따금 시연 행사도 진행해 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중 겨울철에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커다란 가마가 있는 유기공방입니다. 가마에서 나오는 훈훈한 열기를 쬐며 유기 공예가가 방짜수저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을 길 한쪽엔 엿장수, 군밤장수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이에 달라붙지 않는다”는 달콤한 찹쌀엿을 하나 입에 넣고 느릿느릿 거닐다보면 사극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습니다.
삶의 지혜 엿보는 조선시대 건축 투어
민속촌의 하이라이트는 마을을 이루고 있는 건물들입니다. 농가, 민가, 양반가, 평민가, 대가, 관아, 서당 등 당시 생활상을 반영해 세밀하게 복원한 건물을 하나둘 탐방하다 보면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마당 한쪽 그늘진 곳에 배치한 김장독, 볕 좋은 쪽에 말려둔 시래기 하나에도 겨울을 나는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평안남도 신안주면(안주시)에 있던 민가를 복원한 ‘북부지방 민가’를 시작으로 염색천 거리를 지나면 솟을대문의 ‘남부지방 대가’가 나옵니다. 곤장 체험 등을 하는 ‘관아’를 지나 조선시대 양반이 지을 수 있는 최대 규모인 아흔아홉 칸 대저택 ‘중부지방 양반가’까지 고택 코스가 이어집니다.
묵직함과 기품이 느껴지는 중부지방 양반가는 경기 수원시 남창동에서 옮겨온 유서 깊은 가옥으로 6·25전쟁 후 수원지방법원으로도 사용됐습니다. 가는 길에 장승, 효열문 등이 세워져 있어 구경하는 재미를 더합니다.
비바람, 눈, 습기가 많은 지역의 기후조건에 알맞게 우데기로 이중벽을 만든 울릉도 민가, 정낭이 대문을 대신하는 제주도 민가를 구석구석 살피다 보면 별안간 섬 여행을 떠나온 착각도 듭니다. 제주도 민가의 한쪽 툇마루엔 ‘집 열어놨수다. 날이 좀 춥주게 들어와 쉬다 가우다’라는 제주 말 안내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문구가 가리키는 안쪽 온돌방은 누구나 들어가 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이곳을 포함해 민속촌 곳곳에 숨어 있는 10여 개의 온돌방은 겨울 민속촌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지곡천 건너편에 자리한 한약방(중부지방 민가, 주말만 운영)에서 “5시간을 끓여서 낸다”는 쌍화차나 십전대보탕을 한잔하며 온돌방에 앉아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도서지방 민가 구역 옆 ‘전통민속관’은 지나치면 아쉽습니다. 조선 후기에 4대가 함께 모여 살던 대가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을 시작으로 세시풍속, 민간신앙, 관혼상제 등 우리 선조들의 일상과 정신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가 기다립니다. 세배하는 법,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의 종류와 의미, 제례의식 등 인간의 생로병사를 대하는 선조들의 경건한 삶의 태도와 마주하며 ‘전통’의 의미를 되돌아봅니다.
새해 액막이 축제는 현재 진행 중
수준 높은 전통문화 공연은 물론이고 체험형 전시와 절기별 세시풍속 행사는 민속촌의 자랑거리입니다. 지금 민속촌에선 흥겨운 음악과 춤사위로 악귀를 몰아내고 액을 막는 신년 축제 ‘한겨울 나례’(~3월 8일)가 한창입니다.


나례는 섣달그믐에 귀신을 쫓고 새해의 평안을 비는 주술적 벽사 의례입니다. 신년 축제의 하나로 주말 오후 3시와 7시에 공연장에선 ‘힙’한 전통 춤 대결 ‘어흥 UH興’이 열립니다. 관객 참여 공연으로 사전 신청한 관객이 직접 탈을 쓰고 탈춤을 배우고 탈춤 대결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상설체험장에선 시간대별로 노리개 만들기, 액막이 도어벨 만들기 등 ‘한겨울 나례’ 관련 체험을 진행합니다.
신년 축제 외 공연장에선 시간대별로 ‘삼도판굿’과 ‘풍물한가락’이, 카페다락방(동절기)에선 한국 전통 기악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우리 가락 좋을씨고’ 등 상설 공연이 기다립니다.
장터 국밥 맛보고, 쫀드기 구워 먹고
민속촌 중앙을 가르는 지곡천은 설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살얼음이 얼어 흰 눈이 쌓인 천변에 텅 빈 황포돛배 하나가 운치를 더합니다.
폐부 깊숙이 찬 공기가 서릴 때쯤엔 ‘민속촌 맛집’이 손짓합니다. 조선시대 저잣거리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장터는 한겨울엔 다소 썰렁한 분위기지만 민속촌 대표 메뉴 장터한우국밥으로 속을 채우려는 발길이 이어집니다. 김치전, 해물파전, 두부김치에 양조장에서 제조한 막걸리 한잔 곁들이는 것도 즐겁습니다.


전통민속관 옆 ‘그네터 매점’ 부근에선 연탄불에 마시멜로, 쫀드기, 쥐포 등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어 어린아이를 둔 가족들로 북적입니다. 겨울에만 운영하는 빙어뜰채체험, 눈썰매장은 선택 사항입니다.
다가오는 설날에 복떡 나누기와 지신밟기 행사를 시작으로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엔 달집태우기와 장승제, 영등날(음력 2월 1일)엔 영등 매달기 등 세시풍속 행사가 이어진다고 하니 원조 ‘K-컬처’를 만나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요.
주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민속촌로 90 한국민속촌
문의: (031)288-0000
가까이 있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에버랜드
경기 용인시 한국민속촌에서 차로 20~30분 거리에 있는 에버랜드는 사계절 축제, 놀이기구, 동식물이 어우러진 우리나라 대표 테마파크로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을 포함해 총 6회에 걸쳐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습니다.
우든코스터 ‘T Express’를 비롯해 40여 종의 최신 놀이기구는 짜릿한 스릴을 선사합니다.
아시아 동물원 최초로 AZA(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 인증을 받은 동물원 ‘주토피아’에서는 사파리월드, 로스트밸리 등을 통해 더 가까이에서 동물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준급 무대 공연과 불꽃쇼, 퍼레이드가 더해져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계절마다 튤립·장미 축제 등을 여는 테마 정원도 있어 사계절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