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민감한 주식인 항공, 철도, 운송 관련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운송지수’(Dow Jones Transportation Average)와 소형주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대형 기업 2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운송지수는 지난 2월 초부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보다 약 6.9% 낮게 거래됐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 대형 철도회사인 ‘노포크서던철도’, 주요 항공사 ‘아메리칸에어라인’과 트럭 운송 업체 JB헌트 주가는 최소 8.5% 하락했다.
경제 변화에 더 민감한 소형주는 올해 초 반등했지만 최근 몇주 동안 다른 종목에 뒤쳐지고 있다. S&P600 소형주 지수는 올 들어 0.5%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S&P500지수는 7.6% 올랐다.
WSJ은 “역사적으로 운송주와 소형주가 시장 회복을 이끌었지만 상품, 자재와 여행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는 경기 침체 기간 동안에는 매도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가 대출 축소와 기업들의 고용 감소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이 미국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가자 중 61%는 향후 12월 동안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들은 얕은 단기간의 경기 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애널리틱업체인 퀀트인사이트의 마하무드 누라니 설립자는 “교통주 투자자들은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들이 옳다는 것이 증명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JB헌트는 회사가 “화물 경기 침체”를 겪으며 지난 분기 매출과 수익이 예상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노포크서던과 아메리칸에어라인 등 일부 종목은 법적 리스크와 부진한 실적 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
최근 원유 가격이 상승하며 운송 회사의 수익이 악화되기도 했다. 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부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견조한 노동 지표와 소비자 지출을 이유로 들어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는 시장에서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월 초 4% 이상에서 최근 3.546%로 떨어졌다. 단기 금리 기준물인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4.170%로 떨어졌다. 15년 만에 최고 수준인 지난달의 5.064%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자산운용사 TCW의 다이앤 재피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의 경기 침체는 내 투자 경력에 있어서 가장 많이 언급돼왔다”며 “기업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경기 침체에 잘 준비돼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준비가 잘 됐다고 경기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며 투자자들이 종목 선택에 있어서 매우 선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