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으며 세계환자들 제대로 치료 중인 여성의 정체

조회수 2023. 11.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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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배우 박보영은 현재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간호사로, 말 그대로 맹활약하고 있다. 울고 또 때로는 웃으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정신병동...'은 이재규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은 2003년 '다모'부터 2023년 '정신아'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이야기를 전해왔다. 이재규 감독의 세계는 이번 작품에서도 제대로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감동에 젖게 만들고 있다.

'공감력 만렙' 이재규 감독의 세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까지 통했다
박보영 주연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한 장면. 마음이 아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그렸다.사진제공=넷플릭스 

이재규 감독이 또 한번 시청자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매번 흥미로운 이야기를 내놓은 이재규 감독이 이번에는 시대상을 반영한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극본 이남규·이하 '정신아')가 감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음의 병을 지닌 사람들과 이들을 돌보는 정신병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정신아'는 11월3일 공개 이후 3주가 지난 24일 현재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톱 10' 순위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화제성에 힘입어 공개 직후 1위에 오르고도 이내 순위가 하락하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에서 이 작품은 오히려 시간이 흐를 수록 입소문이 더 확산하는 분위기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넨 덕분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연출한 이재규 감독. 드라마 '다모'를 시작으로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까지 잇단 성공을 거둔 연출자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2003년 '다모'로 시작한 '이재규 월드'

이재규 감독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면서 작품 활동을 벌이는 대표적인 연출자로 꼽힌다. OTT 플랫폼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영화 감독들이 드라마를 연출하는 풍경은 이제 익숙하지만, 이 감독은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가 분명했던 10여년 전부터 그 한계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20년 전부터 이미 '영화같은 드라마'를 만들었고, 10년 전부터는 '드라마가 짙은 영화'로 흥행을 이끌었다.

드라마 열혈 팬덤의 시작인 '다모 폐인'을 만들어낸 2003년작 '다모'는 이재규 월드의 시작이다. 이후 패션으로 1970년대 시대상을 담아낸 '패션 70s'(2005년), 오케스트라 이야기인 '베토벤 바이러스'(2008년), 판타지 로맨스 '더킹 투하츠'(2012년)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꾸준히 영화 연출을 준비한 감독은 2014년 현빈 주연의 사극 '역린'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384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두번째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는 529만명의 선택을 받았다.

'역린'은 암살 위험에 시달리는 정조를 다룬 정통 사극, '완벽한 타인'은 친구들의 부부 동반 저녁 자리에서 벌어지는 '웃픈' 상황을 생생하게 그린 블랙코미디다. 이처럼 개성이 전혀 다른 두 영화로 이재규 감독은 연이어 흥행을 맛봤다.

영화 '역린' 촬영 현장에서의 이재규 감독 모습.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장르를 가리지 않는 도전은 좀비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 웹툰이 원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을 내놓은 이재규 감독은 아포칼립스 장르의 좀비물을 10대들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 고립된 아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이들이의 극적인 상황을 통해 공개 이후 3주 연속 넷플릭스 전체 시청시간 1위 달성이라는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지우학'은 10대를 내세운 하이틴 장르물의 확산에 일조했다. 이후 '3인칭 복수' '하이쿠키' '밤이 되었습니다'를 비롯해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사채소년' 등 10대의 세계를 다룬 장르물은 다양한 소재로 확장했다.

● 캐릭터에 적중한 '새로운 얼굴' 찾는 탁월한 캐스팅

이재규 감독은 캐스팅에 관해서도 일부 톱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전략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추구한다. '지우학'에서는 연기력을 갖춘 박지후 윤찬영 조이현 로몬 유인수 등 신예들을 대거 발탁해 10대 시청층이 공감하는 10대 좀비물을 만들었다. 박지후 등 배우들은 이미 다양한 작품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지만 '지우학'을 거치면서 배우로 한 단계 성장했다.

영화 '완벽한 타인'도 마찬가지. 주인공 유해진과 조진웅 염정아를 중심으로 김지수 이서진 송하윤 윤경호까지 캐릭터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배우 캐스팅을 통해 '앙상블의 힘'을 제대로 과시했다. 배역이 가장 어울리는 배우를 찾아내는 실력은 이번 '정신아'로도 이어진다. 신인 노재원 이이담 물론이고 베테랑 조달환 김여진 등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극중 명신병원 정신병동을 지키는 간호사들. 마치 진짜 간호사인듯 실감나는 연기로 시청자를 작품에 몰입하게 한다. 왼쪽부터 이상희, 박지연, 박보영.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재규 감독은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도 탁월하다.

일찍이 '다모'에서는 액션과 절절한 멜로가 결합한 퓨전 사극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베토밴 바이러스'는 음악을 원하는 이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로 감동을 자아냈다. '완벽한 타인' 역시 부부 사이의 적나라한 비밀을 까발리면서 제목 그대로 완벽하게 타인일 수밖에 없는 부부 관계를 블랙코미디로 완성해 공감을 얻었다.

그 공감력의 결정판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이다.

간호사 출신 이라하 작가가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웹툰을 극화한 '정신아'는 대학병원 정신의학과에서 처음 근무하게 된 간호사 다은(박보영)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기 다른 처지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 망상 등 마음의 병을 갖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정신아'는 정신병동이라는 세계를 통해 바쁘고 각박한 일상에 지쳐 마음의 병이 깊어진 현대인의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묘사에만 그치지 않고,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내밀면서 흡사 '마음 치료제'로서의 역할까지 한다.

덕분에 '정신아'의 인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반짝 인기'에 끝나는 여느 시리즈들과는 가는 길이 다르다. 전적으로 작품이 발휘하는 '공감의 힘'이다.

시청자들은 과도한 업무와 책임감에 지쳐 공황장애를 갖게 된 사회 초년생(장동윤)부터 오랜 기간 압박감에 시달리다 게임의 세계에 빠진 공시생(노재원), 일과 집안인을 챙기다 기억의 혼란에 휘말린 워킹맘(김여진), 직장 상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회사원(조달환)까지 현실감 넘치는 인물과 그들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에 깊은 공감을 표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압박감과 책임감에 시달리다 공황장애를 갖게 된 장동윤의 심정을 표현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여기서 이재규 감독의 연출력은 빛난다. 마음에 병이 생긴 환자의 사연을 대하는 사려깊은 시선, 인물들의 내면을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시청자의 몰입을 이끈다.

공황장애를 앓는 장동윤이 몸을 숨긴 회사 화장실에 갑자기 물이 차오르는 설정, 우울증에 걸린 박보영이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방바닥이 늪처럼 변하는 장면, 망상에 사로잡힌 공시생이 눈 앞에 펼쳐진 게임의 세계로 몸을 던지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감독의 이런 연출 시도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덕분에 시청자들은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드라마' '좋은 드라마의 진가' 등의 평가를 내놓는다.

● 위로를 안기는 '좋은 드라마'의 진수

이재규 감독은 웹툰 원작을 읽고 그 자신이 먼저 공감해 드라마화를 추진했다. 그는 "현대 사회의 절반은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사람이 정신 질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디서부터 마음의 병이 왔는지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생각하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출자의 의도대로 '정신아'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뻔쯤 겪어봄직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슷한 아픔을 지닌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드라마 주인공도 예외는 아니다. 박보영이 연기한 다은이 환자의 죽음 이후 그 충격으로 갑작스럽게 우울증에 빠지는 모습은 누구라도 의도하지 않은 순간 마음의 병이 깊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아픈 이들의 곁에는 따스한 손길로 그들을 돕는 의료진이 있다. 세심하게 아픈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의 모습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제목 그대로다. 마음의 병을 지닌 이들이라도 깊은 어둠의 터널 끝에 빛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촬영하는 동안 하루하루 힐링하는 기분이었다"는 이재규 감독의 설명처럼 '정신아'를 보는 시청자들 역시 힐링을 선물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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