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우승과 사뭇 느낌 달라, 이 나이에 설레는 감정이라니"…타이거즈 '84년생' 베테랑도 '대문자 F'였다
(엑스포츠뉴스 문학,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팬들의 간절한 바람 가운데 하나는 1984년생 최형우가 2004년생으로 나이가 마법처럼 바뀌는 그림이다. 최형우는 2017년 KIA에 입단해 첫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다. 2017년에도 2024년에도 여전히 타이거즈 부동의 4번 타자는 최형우다. 최형우는 7년 만에 다시 느낀 정규시즌 우승의 감격에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1984년생 베테랑도 무덤덤한 'T"가 아닌 '대문자 F'였다.
KIA는 2017년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유했던 팀 방망이가 우승의 운동력이었다. 특히 안치홍과 김선빈이 막내일 정도로 당시 야수진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았다. 당시 우승 멤버 가운데 일원이었던 이범호는 2024시즌 팀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당시 야수진에서 여전히 팀에 남은 선수는 최형우와 김선빈 정도다.
KIA는 9월 17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0-2로 패했다. 자력으로 매직넘버 1을 못 지웠지만,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하면서 자동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KIA 선수단도 경기 종료 직전 더그아웃에서 정규시즌 우승 확정 소식을 듣고 환호했다.
7년 전 정규시즌 우승의 감격을 아는 김선빈과 최형우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먼저 김선빈은 올 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9, 138안타, 9홈런, 56타점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눈앞에 뒀다.
김선빈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 뒤 구단을 통해 "다른 생각보다는 정규시즌 1위를 해서 정말 기쁘다. 기분이 좋다는 말로밖에 이 감정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2017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에는 내가 중간 정도의 위치였는데 지금은 어느덧 베테랑 선수가 됐다. 우리 선수들이 최근 단기전 경험도 없고 더군다나 이런 큰 무대는 처음인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좋은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선빈은 "물론 긴장이 되겠지만 재미있게 즐기면서 준비하자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시리즈에 임하는 순간에도 즐기면서 임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적당한 긴장감도 좋지만, 너무 긴장하면 될 것도 안 된다. 나도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잘 준비할 것이고, 우리 선수들 모두 끝까지 다치지 않고 좋은 성적으로 한국시리즈까지 마무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후배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0, 118안타, 22홈런, 108타점으로 부동의 4번 타자다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20시즌(28홈런·115타점) 이후 4년 만에 20홈런·100타점 고지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형우는 "돌아보면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그래도 선수단, 코치진, 전력 분석, 트레이너, 프런트 모두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누구 한두 명이 잘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가 만든 정규시즌 우승이라 더 뜻깊고 값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형우는 "7년 전 우승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그때는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전력으로도 우승권이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랬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전력으로 시작했다. 그래도 초반부터 치고 나가며 끝까지 1위를 유지한 것은 감독님부터 해서 선수들 모두가 원팀이 됐기 때문이고, 그 결과 지금의 순위를 일궜다. 그점에서 올 시즌의 우승이 그때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최형우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나서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대한 설렘도 감추지 않았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 무대가 기대도 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긴장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랜만의 큰 무대라 설레기도 한다. 여러 가지 감정이 드는데 이 나이에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동생들(후배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끝까지 전력으로 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문학,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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