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연예인 1호라는 이 배우가 연예계 은퇴한 충격적인 이유

1977년 미스코리아 진 김성희 (사진: 미스코리아 60주년 기념집, 온라인 커뮤니티)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타이틀이 연예계 진출의 징검다리가 되기 전, 그 공식을 스스로 개척한 여성이 있다. 바로 1977년 제21회 미스코리아 진 수상자 김성희다. 이전까지 미스코리아의 미의 기준이 ‘단아하고 동양적인 이미지’에 머물렀다면, 김성희의 등장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서구적인 이목구비와 늘씬한 몸매로 미의 기준 자체를 재정의하며, ‘미스코리아 미의 기준이 김성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김성희 (사진: 미스코리아 60주년 기념집, 페이스북 International Beauty Pageant)

그해 미스 서울을 거쳐 미스코리아 진에 오른 그는 곧바로 1977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고,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최고 전통의상상(Best National Costume)’을 수상하며 국제무대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방송 활동을 시작한 김성희는 1981년 MBC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쇼 2000>을 진행하며 공식적으로 연예계에 데뷔했고, 이듬해엔 가수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김성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1982년 발표한 데뷔 앨범 <매력>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고, 김성희는 MBC 10대 가수 가요제와 KBS 가요대상에서 나란히 신인여자가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사·작곡에도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그는 이후 6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그 외에도 MBC 베스트셀러극장 <비를 타고 오른 망둥이>(1984)에 최불암의 딸 역할로 출연해 배우로도 활약했다. 그가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1호로서 보여준 행보는 이후 수많은 후배들의 진출에 길을 터준 상징적인 선례가 됐다.

김성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전성기를 누리던 중, 믿기 힘든 사건이 벌어졌다. 한 악성 팬이 김성희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해버린 것이다. 이 팬은 혼인신고서를 접수한 뒤 김성희의 집에 편지와 서류를 보냈고, 결국 이 사건은 명예훼손과 허위혼인신고 혐의로 법정까지 이어졌다. 해당 남성은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실제로 결혼한 것’이라며 끝까지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생활 침해는 물론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까지 이어지며 김성희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결국 연예계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결심했다. 그는 미국에서 사업가 이승원과 결혼해 세 아들의 어머니가 되었으며, 이후 방송 인터뷰나 언론의 접근을 모두 거절하며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김성희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당대 미의 기준을 바꾸고, 연예계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김성희. 그의 이름은 지금도 여전히 ‘미스코리아의 전설’로 남아 있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