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VS 48%’ 수치까지 똑같다…해리스 트럼프 양보 없는 초박빙 대결
ABC 조사에서는 7대 경합주 모두 49%로 같아
해리스는 고령 공격, 트럼프는 국경 문제 부각
‘전국 48% 대 48%(미국 NBC 방송)’ ‘7대 경합주 49%대 49%(ABC 방송)’
미국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수치까지 똑같은 초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현지시간) 잇따라 나왔다.
NBC 방송이 지난 4∼8일 전국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해리스가 주춤하는 사이 트럼프가 치고 올라왔다. 9월 조사에서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5% 포인트 차로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해리스의 지지율이 1% 포인트(49%→48%) 떨어졌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4% 포인트(44%→48%) 올랐다.
NBC는 “두 후보 여론조사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트럼프는 지난달 거친 토론과 그에 따른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 이후 트럼프 임기에 대한 유권자의 호의적 평가로 다시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지난 8월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를 앞섰지만 ‘허니문’이 끝나면서 한 달간 지지율이 하락했다.
NBC 조사에서 해리스는 흑인 유권자(해리스 84%, 트럼프 11%), 18~34세 젊은 유권자(57%, 37%), 대학 졸업 백인유권자(55%, 41%)에서 트럼프에게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는 시골 유권자(트럼프 75%, 해리스 23%), 백인 유권자(56%, 42%),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65%, 33%)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었다.
성별 격차도 컸다. 해리스는 여성 유권자로부터 55%의 지지를 받아 41%에 그친 트럼프를 압도했다. 트럼프는 남성 유권자 56%의 지지를 받았지만, 해리스는 40%에 그쳤다. 무소속 유권자 조사에서는 해리스가 44%, 트럼프가 40%의 지지를 얻었다.
ABC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같은 기간 전국 성인 2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포인트)에서는 투표의향층에서 해리스는 50%, 트럼프는 48%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달 중순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가 5%포인트 앞서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특히 승부를 좌우할 7대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49%로 동률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경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와 관련해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이 59%, ‘좋아지고 있다’는 응답은 23%였다.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후보별 지지율에서 트럼프는 74%를 얻어 해리스(21%)를 압도했다.
해리스는 여성의 낙태권 회복 이슈에서 신뢰를 받았다. 낙태권과 관련해서는 해리스의 주장처럼 연방정부 차원에서 낙태권을 복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56%로 과반이었다. 반면 트럼프처럼 각 주의 자발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ABC는 “경기 침체와 사회 정책에 대한 극명한 견해 차이로 해리스와 트럼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남성 유권자에서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과 무소속 유권자에서 해리스의 지지율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이날도 트럼프의 고령 문제를 건드렸다. 해리스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유세에서 “그(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투명하지 않다”며 “그는 의료기록 공개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다시 나라를 이끌기에 너무 약하고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도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에서 유세하며 자신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국경 문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국경 순찰대 요원을 1만명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경 순찰대는 2만여명에 못 미치는데, 이들의 임금을 10% 인상해 순찰대 규모를 증강한다는 계획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