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한식당서 알바하며 한국학 논문 준비했죠"[한국어 시대②]

이종길 2024. 10. 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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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 카롤라는 삼성SDI 헝가리법인에서 일한다.

"이제 3개월 차라서 모르는 게 많다. 팀에 필요한 동료가 되고 싶어 업무 하나하나를 열심히 메모한다. 공책에 한국어와 헝가리어 어휘목록을 정리하며 열정적으로 일을 배운다. 출퇴근 시간 시스템 관리, 승진 및 해고 업무 등 주로 인사와 관련한 업무다. 한국어 소통은 물론 한국과 관련한 지식을 요구한다."

일취월장한 한국어 실력은 삼성SDI 헝가리법인 입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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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학당 우수 학생 포츠 카롤라
한국어 공부해 삼성SDI 헝가리법인 입사
생생한 학습 위해 한국 생활 강행
"한국어가 삶의 일부 되면 좋겠다고 생각"

포츠 카롤라는 삼성SDI 헝가리법인에서 일한다. 2022년 인사교육팀 인턴을 거쳐 지난 8월 인사기획팀 정규직원으로 채용됐다. 부서에 배치된 한국인은 약 여든 명. 팀장과 그룹장, 파트장 모두 한국인이다. 원활한 한국어 소통이 필수다.

포츠 카롤라는 지난 8월 삼성SDI 헝가리법인 인사기획팀 정규직원으로 채용됐다.[사진=세종학당 재단 제공]

"이제 3개월 차라서 모르는 게 많다. 팀에 필요한 동료가 되고 싶어 업무 하나하나를 열심히 메모한다. 공책에 한국어와 헝가리어 어휘목록을 정리하며 열정적으로 일을 배운다. 출퇴근 시간 시스템 관리, 승진 및 해고 업무 등 주로 인사와 관련한 업무다. 한국어 소통은 물론 한국과 관련한 지식을 요구한다."

그는 2018년부터 한국어를 공부했다. 시작은 K-팝이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익숙해진 한국어 단어의 뜻이 궁금했다. 하나씩 알아가다 독학하기에 이르렀다.

"단어를 하나씩 익히면서 한국어와 사랑에 빠졌다. 유명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인 듀오링고와 온라인 자료를 보며 혼자 공부했다. 2019년에는 홀로 한국을 찾아 한 달 반 동안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했고. 틈틈이 서울의 여러 관광지를 둘러보고,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한국어 수업을 들었다. 놀랍게도 배우고 경험할수록 한국어에 관한 관심이 더 커졌다. 헝가리로 돌아와 친구가 소개한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 등록해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포츠 카롤라는 "부다페스트 세종학당에서 보낸 시간이 뜻깊었다"고 말했다.[사진=세종학당 재단 제공]

카롤라는 헝가리 파즈마니페테르 가톨릭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에 2020년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ELTE)에 입학해 한국학도 전공했다. 이듬해 교내에는 부다페스트 세종학당이 마련됐다. 그는 주저 없이 중급 한국어 수업을 신청했다.

"이전에 몰랐던 한국어 단어와 문법, 표현은 물론 한국 문화까지 알 수 있었다. 말하기와 쓰기 능력도 크게 향상됐고. 열정적인 선생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혼자 한국어 글쓰기를 연습할 때와 확실히 달랐다. 글쓰기 과제를 제출하면 틀린 부분을 일일이 수정해주셨다. 세종 한국어 교재에서 어려운 단어나 표현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지도 친절히 알려주셨다. 덕분에 가장 어려웠던 말하기까지 자신감이 붙었다."

일취월장한 한국어 실력은 삼성SDI 헝가리법인 입사로 이어졌다. 2022년 한국학과 교수의 도움으로 사내를 엿볼 수 있었고, 인턴 모집에 지원해 합격했다. 지난해 1월까지 인사교육팀 인턴으로 일하며 한국인 인턴 모집 지원, 헝가리어 번역 등 인사와 관련한 업무를 맡았다.

포츠 카롤라는 부다페스트 세종학당에서 많은 친구도 사귈 수 있었다.[사진=세종학당 재단 제공]

카롤라는 정규직원을 준비하면서도 한국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 생생한 학습을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상반기에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공부했다. 하반기에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한식당 '단풍나무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한국학 졸업논문을 준비했다. 그는 "한국에서 생활하며 한국어가 삶의 일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꽤 오랜 기간 서울에 머물렀다. 이제는 한국을 떠올리면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이 든다. 돌이켜보면 그게 한국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였던 것 같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과 함께 일하다 보면 그리운 마음이 조금 달래진다. 회사 업무를 능숙하게 해내면서 한국어를 더 잘 구사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을 다시 찾는 게 꿈이다. 한국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아 석사 과정을 밟거나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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